제5차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13일 금강산에서 열렸다. 남북 가족 5백50여명은 이날 오후 금강산 온정각에 마련된 단체상봉장에서 반세기만에 만나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며 부둥켜 안은 채 회한을 달랬다. 남측 상봉단의 최고령자인 김순규 할머니(93)는 50여년만에 만난 북측의 딸 최순옥씨(72)의 주름진 얼굴을 쓰다듬으며 눈물만 흘렸다. 지난 1950년 여름 아침을 먹은 뒤 사라졌던 북의 권오설씨(81)는 반세기 동안 수절하면서 딸 셋을 잘 키워준 남쪽의 아내 박중하씨(80)에게 "고맙다"는 말로 미안함을 대신했다. 몸이 불편해 휠체어에 앉아 있던 남쪽의 조금래 할머니(73)는 전사처리돼 국립묘지에 위패까지 봉안된 북의 남편 리기탁씨(74)가 상봉장으로 걸어들어오자 실감이 나지 않은 듯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또 손갑순씨(여·78)는 한국전쟁중 전사통보를 받고 역시 국립묘지에 위패가 봉안된 북측 남동생 윤모씨(68)를 만나자 "선산에 꽃이 피었다"며 감격했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이날 단체상봉에 이어 같은 장소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이산가족들은 방북 이틀째인 14일 개별상봉과 공동중식,삼일포 관광을 할 예정이다. 홍영식 기자·금강산 공동취재단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