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지목한 3개국 가운데 유독 이라크가 최우선 공격목표로 거론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뉴욕 타임스는 9일 북한이 특히 대량파괴무기 개발이라는 점에서는 여러 면에서이라크보다 앞서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신중한 외교행보로 인해 이라크와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핵무기의 경우 북한은 1-2개의 핵폭탄을 생산할 수 있는 우라늄을 확보하고 있으며 핵탄두 제조기술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반면 이라크는 고농도우라늄을 자체 생산한다면 핵무기 제조에 5년이상이 걸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타임스는 밝혔다. 탄도미사일에 관해서도 북한은 중거리 노동미사일을 이미 배치했으며 1998년 3단계 미사일인 대포동1호의 시험발사 최종단계에서 실패하기는 했지만 미국에 핵무기공격을 가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개발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라크는 사정 630㎞의 알 후세인 스커드 미사일과 145㎞인 알 사무드미사일을 제조, 보유하고 있는 것이 고작이다. 타임스는 이처럼 대량파괴무기 제조능력이 이라크에 비해 앞서 있음에도 북한의외교는 이라크보다 훨씬 신중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기화로 인접국가들을 위협하지 않았으며 대포동 미사일 시험발사로 이웃국가들의 신경을 곤두서게하기는 했지만 그뒤 미사일 시험을 자체적으로 중단할 것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또 이라크가 유엔 무기사찰단의 활동을 반복적으로 중단시킨데 반해 북한은 최소한 특정한 우려사항에 대해서는 해결책을 강구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일례로북한은 핵개발을 동결했으며 미국 등의 경수로 건설지원을 대가로 사용후 핵연료를제거한다는데 동의하기도 했다. 미사일과 관련해서도 부시 대통령 행정부 들어 진지한 대화가 이뤄지지 않기는했지만 북한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임기에 탄도미사일의 수출중단과 중장거리 미사일의 생산중단에 관해 협상할 용의가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외교전략의 차이 이외에 미국의 군사적 선택방안에 관해서도 북한과 이라크는 중대한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지적했다. 북한의 100만 대군이 휴전선 인근에 배치돼 있고 남한의 수도 서울이 북한 대포의 사정권 내에 있는 상황에서 군사행동은 미국에게 매력적인 선택방안이 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반면에 이라크는 1991년 걸프전 이후 전력이 절반 이상 약화해 미국 국방부의관점에서는 충분히 승산있는 상대라고 뉴욕 타임스는 풀이했다. 대 이라크 전쟁론을 주도하고 있는 딕 체니 미국 부통령도 방송에 출연해 이와같은 이라크와 북한의 차이점을 지적했다. 체니 부통령은 NBC의 '언론과의 만남'에서 "이라크가 다른점은 정부와 정권, 과거의 역사이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이스라엘, 이란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인접 국가들을 두차례 침공했다는 사실"이라고 대이라크전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