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이면 16대 대통령선거가 1백일 앞으로 다가온다. 이번 대선은 '3김시대' 이후 21세기형 리더십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이번 대선도 3명 이상의 유력 후보가 대결하는 '다자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그러한 가운데 여권내 후보 문제가 정리되지 않은 데다 병풍(兵風) 세풍(稅風) 권력형 비리의혹 등 메가톤급 뇌관이 산재해 있어 대선의 향배는 안개속에 놓여 있다. ◆3강 이상의 다자구도 될 듯=대선출마를 선언했거나 선언을 앞두고 있는 인물은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무소속 정몽준 의원,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통령후보 등 4명이다. 민주당 신당 합류를 놓고 고심 중인 이한동 전 총리,명분에 맞는 짝찾기에 몰두 중인 박근혜 미래연합 대표 등은 잠재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이들 중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사람은 이회창 후보다. 이 후보는 빠르면 이번주 중 선대위 인선을 마치고 오는 12일께 중앙선대위를 출범시키는 등 당을 대선체제로 조기 전환할 방침이다. 그간 신당을 둘러싼 집안싸움에 휘둘렸던 노무현 후보도 "나에게는 나의 시간표가 있다"며 대선가도의 바쁜 길을 재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오는 27일 이전 선대위를 구성하는 등 당헌에 명시된 일정에 맞춰 후보로서의 행보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정몽준 의원은 17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뒤 비정치권 인사를 중심으로 이달 말까지 신당을 창당키로 했다. 정 의원은 이어 다른 정파와 연대하는 수순을 밟아나간다는 전략을 마련 중이다. ◆병풍,남북관계,권력형 비리가 핵심 변수=대선가도에 복병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그중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병풍)은 97년 대선에 이어 이번에도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병역비리가 있을 것'이라는 응답이 70%에 육박하는 등 병풍의 파괴력이 입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이해찬 의원의 '병풍쟁점화' 발언 파문에도 불구하고 대선까지 병풍정국을 끌고간다는 전략이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김정길 법무장관 해임안과 공적자금 국정조사 및 청문회,국정감사 등을 통해 현 정부의 부정부패를 집중 부각,국면 전환을 시도할 방침이다. 북한 변수도 관심거리다. 지난 7일 통일축구에 이어 경의선·동해선 동시 착공(18일),부산아시안게임(29일∼10월14일) 북측 참가 등 남북관계가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게다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설까지 나돌고 있다. 한나라당 남경필 대변인은 8일 "김정일 위원장의 대선 전 답방은 시기도 적절치 않고 합당한 명분도 없다"며 '신북풍' 변수의 사전 차단에 나섰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