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2일 중국 방문길에 오르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와 전화통화를 해 관심을 모았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한반도 정세가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역할이 큰 만큼 이 후보의 중국 방문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성공적인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박선숙(朴仙淑)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통령의 이 후보와의 전화통화는 이 후보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중요한 역할을 해온 중국을 방문,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과의 면담 등 중요한 일정을 소화하기 때문에 이뤄진 것이며 김 대통령은 전에도 이 후보의 외국 방문에 앞서 안부전화를 한 바 있다. 다만 김 대통령의 통화는 금주중으로 예상되는 '세번째 총리서리' 임명을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총리 임명동의안 처리와 관련해 우회적으로 한나라당의 협조를 기대하는 의미도 담겨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김 대통령이 통화에서 이 후보의 중국방문, 수해 대책 등을 언급하면서 "국회의 협력이 필요할 때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장 상(張 裳), 장대환(張大煥) 전 총리서리가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상처만 입은채 임명동의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 '세번째 총리서리' 마저 또다시 낙마를 하게 되면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김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번에는 반드시 인준 관문을 통과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김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새 총리서리 임명문제와 관련해 "법에 의해 부결된 만큼 그 결과를 수용하고 모든 면에서 적합한 분을 잘 찾아 제안함으로써 반드시 인준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정치권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정지작업을 하면서 이번에는 '참신하거나 파격적인' 인사 보다는 충분한 검증을 거친 '명망가형' '화합형'인사를 총리서리로 낙점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