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은 31일 김정길(金正吉) 법무장관 해임건의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둘러싸고 대치를 계속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소속의원들을 동원,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의 등원을 막는 등 해임안 처리의 원천봉쇄에 나서고 한나라당도 물리적 충돌은 가능한한 자제한다는 입장이어서 해임안은 처리시한이 이날 오후 2시35분을 넘겨 자동폐기될 가능성이 크다. 한나라당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본회의를 소집, 해임안 처리를 강행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반면 민주당은 `이회창후보 9대의혹 진상규명특위' 전체회의를 열어 해임안 상정 자체를 원천봉쇄키로 결의했다. 이에따라 민주당은 이날 새벽 정균환(鄭均桓) 총무를 비롯, 소속의원 19명을 한남동 의장 공관으로 보내 박 의장의 국회 등원을 저지하는 등 실력저지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또 오전 국회 예결위 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던 의원총회 일정을 취소하고 소속의원 일부를 의장공관에 추가 투입하는 한편 나머지 의원들을 국회의장실과 본회의장 입구 등에 분산 배치,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도 국회에서 총무단-최고위원회의를 잇따라 열어 해임안 처리대책을 논의한뒤 임인배(林仁培) 수석부총무 등 총무단 8명을 의장공관으로 1차로 급파한뒤 20여명을 추가 투입, 의장공관에서 양당간 대치가 이뤄졌다. 임 부총무 등은 박 의장을 면담, "당초 예정대로 오전 10시 국회 본회의 사회를 봐달라"고 요청했고, 공관에서 의장 출근을 저지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을 상대로 설득을 계속했다. 양당은 이처럼 해임안 처리를 놓고 대치중인 가운데 이날 오전 총무회담을 열어 절충을 시도했으나 한나라당은 강행처리의 불가피성을 강조한 반면 민주당은 실력저지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자민련은 한나라당의 단독국회에는 불참한다는 입장에 따라 김학원(金學元) 총무만 국회에 출근, 김종필(金鍾泌) 총재에게 해임안 대치상황을 보고했을 뿐 다른 의원들은 대다수 지역행사에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