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방북에 대해 우리 정부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북·일 정상회담이 한반도 주변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의 반영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30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선 관계국간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 점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 결단을 크게 환영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 당국자도 "북한 핵문제를 둘러싸고 '2003년 한반도 위기설'까지 나오는 상황이었던 만큼 북·일 정상회담 개최가 한반도 정세의 물꼬를 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미국도 공식적으로는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을 환영했다. 그러나 지난주 북·일간 수교교섭을 위한 실무자급 회담 후 고이즈미 총리가 직접 북한을 가기로 결정한데 대해 내심 찜찜하게 생각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북한에 대해 좋지 않은 시각을 갖고 있는 미국으로선 일본이 너무 앞서 나간다고 해석할 수 있어서다. 다음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일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회의에서 미국이 구체적으로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목된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