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8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장대환(張大煥) 국무총리 지명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무기명 비밀투표로 처리했다. 국회의 인사청문회 도입 이후 장 상(張 裳) 전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 부결에 이어 두번째로 실시된 이날 표결에서는 원내 과반의석을 점유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예상과는 달리 당론으로 반대투표하기로 결정, 긴장감속에서 진행됐다. 0...이날 표결은 한나라당의 당론반대가 결정되자 민주당이 표결 직전 의원총회를 소집하며 한때 본회의장을 빠져나가는 바람에 표결이 40여분간 지연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한나라당이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부결을 당론으로 정하고 본회의장에 입장하자 당초 한나라당이 '자유투표'로 임할 것으로 보고 표결에 임했던 민주당은 당황한가운데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한나라당의 일당 독재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한나라당은 국정혼란을 야기하고 집권욕에 눈이 어두워 당리당략만 일삼는 정당임이 증명됐다"고 성토했다. 정균환(鄭均桓) 총무도 "한나라당 임인배(林仁培) 수석부총무가 자유투표로 한다고 해서 한가닥 기대를 가졌었는데 당론으로 반대키로 했다"며 "한나라당이 당력으로 국정을 마비시키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논란 끝에 "정정당당하게 표대결에 임하자"고 의견을 모으고 본회의장 철수 40여분 만에 표결에 임했다. 앞서 본회의에서 정균환 총무는 표결시작 직전인 오후 2시 45분께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에게 `정회'를 요청, 박 의장이 "양당간 합의가 됐느냐" "합의가 안됐으면 빨리 합의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퇴장했다. 이에 박 의장은 "민주당 대표의원, 회의를 하다가 이게 무슨 짓이냐"고 화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박 의장은 정 총무의 입장을 듣고 한나라당과 비교섭단체 의원들에게 "민주당 대표가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요구했다. 정회하지 않고 조금만 기다리자"고 당부했다.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총무는 민주당 의원총회장을 찾아가 정균환 총무에게"10-20분 기다려도 안되면 자민련과 비교섭단체와 함께 단독으로 회의진행을 요구하겠다"고 통보했고 정균환 총무는 "알아서 해"라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0...한나라당은 본회의에 앞서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갖고 장 지명자 인준을 부결키로 당론을 모았다.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은 반대일색이었다. 안택수(安澤秀) 인사청문특위 간사는 "이틀간의 청문회 결과 특위에서는 만장일치로 장 지명자에 대해 반대하기로 의견을 통일했다"고 말했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즉석에서 최고위원과 당3역을 불러모아 구수회의를 갖고 당론으로 인준반대를 결정했다. 서 대표는 "민주당이 지난번 장상(張裳) 전 지명자 부결 이후 상대당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고 `병풍' 등 정치공작을 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며 `반대 당론'을 선언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각 지역별로 의원 조찬.오찬 간담회를 갖고 장 지명자에 대한 인준반대 결의를 다진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갖고 동의안 가결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함승희(咸承熙) 의원은 "장 지명자와 관련해서 대출과 세금에 의혹이 있으나 장지명자가 회사대출에 관여하지 않았고 총리 업무를 수행하는데 결정적 결함이 없는 만큼 인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당론으로 가결시키자"고 했고,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인준안을 통과시키기로 하고 의원들은 토요일까지 비상대기하면서 법무장관 해임안통과를 막자"고 말했다. 자민련도 이날 의원총회를 갖고 자유투표에 임하기로 했다고 김학원(金學元) 총무가 밝혔다. 특히 자민련 의총 직후 민주당 정균환 총무가 자민련 김 총무에게 전화를 걸어 협조를 부탁했으나 김 총무는 "우리 당의 입장에서 자유투표를 할 수밖에 없다"고 통보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 전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