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은 21일 민주당 설훈(薛勳) 의원이 국회 인사청문특위 민주당측 간사로 선임된 것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설 의원이 지난 4월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에 대한 '최규선씨 20만달러 수수설'을 제기한 점을 들어 "공작정치에 앞장섰던 인사"라며 간사직은 물론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으나 민주당은 이같은 주장을 "정치공세"라며 일축했다.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총무는 "허위사실을 유포해서 검찰에 고발된 사람을 청문특위 간사로 정한데 대해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에게 항의했다"며 "이는 민주당이 뻔뻔스럽고 철면피같은 집단임을 다시한번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용수(裵庸壽) 부대변인도 "설 의원은 녹음테이프와 증인까지 있다고 큰소리쳤다가 아무 것도 제시하지 못했다"며 "무책임한 폭로공작정치에 앞장섰던 그를 인사청문특위 간사로 임명한 것은 최소한의 양심도 없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정균환 총무는 "이회창 후보 아들들의 병역비리 의혹이 양파벗겨지듯이 밝혀지니까 이성을 잃고 앞뒤도 맞지 않는 정치공세를 펴고 있다"며 "양당 합의로 이뤄진 간사 선임을 철회하라는 것은 막가파식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당사자인 설 의원은 "최규선씨 사건은 현재 조사가 진행중이며 최씨 사건과 총리 인사청문회 간사가 무슨 상관이 있느냐"면서 "한나라당 주장은 말도 안되기 때문에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에 앞서 가진 당직자 간담회에서 국회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인 하순봉(河舜鳳) 최고위원과 남경필(南景弼) 대변인 사이에 한때 고성이 오가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남 의원이 전날 국회 청문특위에서 설훈 의원의 간사선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배경을 묻자 하 최고위원은 "청문회를 하지 말자는 것이냐" "청문회는 청문회대로 진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쾌해 했다. 하 위원은 이어 최고위원회의 발언을 통해 "민주당은 정해진 절차나 방법에 따라 국정을 운영할 생각은 없고, 판을 깨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당내 여러 의견이 있어도 판을 깨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 전승현 기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