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이회창 대통령후보 아들 정연씨의 병역비리 의혹사건을 놓고 폭로와 장외투쟁으로 극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전날 '병역비리 1천만 서명운동'에 들어간데 이어 20일에는 정연씨 병적기록표의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의 고삐를 더욱 조였다. 한나라당은 이에 맞서 "김대중 대통령 부부와 아들들이 모두 수십억원대의 호화주택을 구입한 자금출처를 밝혀라"며 역공을 폈다. ◆민주당=유용태 사무총장은 이날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정연씨의 병역면제 한달 전인 91년1월 서울대병원 신체검사 자료가 사라졌다"며 "이 자료를 누군가 고의로 훼손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낙연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후보 아들들의 병적기록표가 부분적으로 조작된 것이 아니라 어느 시점에 통째로 바꿔치기 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를 뒷받침할 만한 굵직한 제보도 접수되고 있으며 확인과정을 거쳐 공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임종석 대표 비서실장은 "병적기록표를 작성할 때는 보통 호적·병사용 구청장 도장을 찍는데 정연씨 기록표에는 대외용 도장이 찍혀있다"며 "당시에 사용한 도장을 파악할 경우 통째로 병적기록표를 새로 만든 것인지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김영일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김대중 대통령 부부는 동교동에 20억원대 사저를 신축중이고 장남 김홍일 의원은 서교동에 25억원대 저택,차남 홍업씨는 강남에 16억원대 최고급 아파트,3남 홍걸씨는 미국에 1백12만달러짜리 저택에 살고 있다"면서 자금출처 공개를 요구했다. 김 총장은 "DJ일가의 호화저택은 총 수십억원대로 정상적인 방법으론 이같은 재산증식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뒤 아태재단의 세무조사를 촉구했다. 그는 또 "국방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김대업씨가 김도술씨 말을 녹음했다는 시점은 99년 3∼4월인데 당시에는 김도술이 합수부에 출두한 사실이 없는 만큼 녹음테이프는 조작됐다"며 검찰의 압수수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형배·윤기동 기자 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