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제14회 부산아시아경기대회 골프경기에 참가키로 결정함에 따라 북한에서 골프가 어떤 '대접'을 받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북한은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때 처음으로 골프경기에 참가했다. 당시 남자부(4명)에만 대표를 내보냈고 이번 대회에도 남자만 출전시킬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재일교포인 조총련계(북한 국적) 선수들로 팀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4명이 출전해야 하는 규정상 골프선수를 구하기가 만만찮기 때문이다. 이번에 출전하는 선수들도 골프를 전업으로 하기보다는 '싱글 핸디캡' 수준의 순수 아마추어로 구성될 전망이다. 북한의 골프 인프라는 거의 불모지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수단으로 골프장이 하나 둘씩 늘어나는 추세다. 1990년 이전 북한에는 남포시 용강군에 위치한 '평양 골프장' 단 한 곳밖에 없었다. 재일 조총련 상공인들의 지원으로 건설된 이 골프장은 대지 36만여평에 18홀 규모다. 그러다 평양시 양각도와 남포 근처 와우도에 9홀 규모의 골프장이 세워졌고 2000년 3월부터는 모란봉 유원지와 함경북도 나선시에서 골프장 건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평양에는 골프연습장도 있다. 90년 개장한 이 연습장은 조총련계 상공인들이 출자한 칠성합영회사가 운영하고 있다. 6만㎡의 면적에 30타석을 갖추고 있다. 또 조총련 상공인을 중심으로 골프협회가 결성돼 있다. 평양골프장의 회원권은 1백만엔(약 1천만원)이다. 그린피는 회원이 3천엔(3만원),비회원은 1만엔(10만원)선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골프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98년에는 일본에서 골프강사를 초빙했는가 하면 골프장용 잔디인 '평양 1호'가 개발되기도 했다. 북한의 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최근 '체육상식' 코너에서 '골프는 출발대에서 공을 채로 쳐서 일정한 거리에 있는 구멍에 넣을 때까지의 치기 횟수에 따라 승부를 가리는 구기운동'이라고 소개하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