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鄭夢準) 의원은 16일 지리산 등반에 앞서 전남 구례군 한화리조트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정치는 혼자할 수 없으며, 국민 및 동료 정치인들과 함께 해야 한다"며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지만 내가 주도한다기 보다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5년 단임의 대통령제는 문제가 있지만 개헌보다는 정당개혁이 우선 해야 할 것"이라며 "정당개혁을 위해선 신당출현이 필요하며 그 방법으론 기존 정당의의원들이 탈당, 원내정당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날 부인 김영명(金寧明) 여사, 강신옥(姜信玉) 변호사,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과 함께 한 지리산 등반에 앞서 화엄사를 방문, 명섭(明燮) 주지스님과 차를 들며 덕담을 주고 받았다. 다음은 정 의원과의 일문일답 요지. --대선 후보로 참여하나. ▲9월이 되면 내 생각을 정리해 공식적으로 후보출마 여부를 밝힐 생각이다. 의견을 들을 수 있는 분들과 시간을 같이 보내며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9월 초순께는 결정해야 하지 않나 싶다. --출마여부 결정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첫째는 당선 가능성이며, 둘째는 당선이 안되더라도 출마할 가치가 있는지를 결정해야 한다. -신당문제에 대해 정리해달라. ▲민주당 신당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출마여부를 결정하지 않아 신당창당을 기정사실화하긴 어렵다. 정치는 혼자할 수 없으며, 국민 및 동료 정치인들과 함께 해야 한다.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지만 내가 주도한다기 보다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정당의 의원들이 탈당해원내정당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정당개혁이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신당출현이 필요하고, 그 방법으론 원내정당이 바람직하다. --`정몽준 신당'의 가능성은. ▲같이 하는게 중요하다. --누구와 함께 하면 좋은가. ▲신당이 성공하려면 욕심없는 사람들이 모여야 하며 `내가 제일 정의롭다. 내가 나서야 한다'고 하면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일반 국민을 상대로 하는 것도 방법이 되겠지만 정치인들과 함께 하는 방법이 무난하다고 생각한다. --이인제, 박근혜, 이한동 의원도 포함되나. ▲그분들과 만나 말씀을 해봐야 되겠죠. 어느 특정인을 반대하기 위한 정당은 바람직하지 않다. --민주당 안동선 의원이 탈당을 선언, 정 의원하고 같이할 생각이 있다고 한다. ▲탈당하자마자 전화를 드리면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을까 염려되지만 내 이름을 거론한 만큼 적절한 시기에 전화를 드리는 것이 도리 아닌가. --원내정당을 강조하면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것 아닌가. ▲보수, 중도, 진보로 나누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 남북간의 전쟁을 예방하고, 장기적으로 통일을 바라보는데 있어선 보수나 진보는 있을 수 없다. 정치권이 국민통합을 위해 노력하면 이념의 양극화 현상은 없어진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와 같이할 생각은. ▲13대 국회에서 처음 봤으며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있어 열심히 하는 능력과 여건이 있어 부럽다고 느꼈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시원스럽게 하는 여건을 충분히 활용한다고 본다. --병역공방은 어떻게 생각하나.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고 짐작한다.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혁명적 수준의 변화'를 언급했는데. ▲우리 정치가 나라 발전을 위해 순기능을 하는지, 국가발전에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전환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유권자들은 12월 대선을 하나의 혁명으로 기대하는 것 아니냐. 5년 단임제는 차기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중요과제인 남북관계나 경제문제, 정치적 부패해소, 동서 지역감정 해소를 해결하기엔 아주 짧은 시간이다. 적지않은 한계가 있으므로 국민통합을 위해 애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민통합의 구체적 방법은. ▲여야의 극한적 대립을 변화시켜야 한다. 대통령이 정당의 포로가 돼 정쟁에 스스로 휩쓸려선 안된다. (여야의 대립은) 차기 대통령이 자기당 보다 상대당과 더 많은 식사를 하면 해결될 수 있다. --부친의 92년 대선출마 경험이 얼마나 작용하나. ▲선친의 대선 출마가 잘못됐다는 주장에 대해선 자식으로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선친의 출마는 특정 후보에 대한 대응이라기 보단 기존 시스템에 도전하기 위한 것이었다. 나는 시스템에 도전하기 보다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시스템을 안정시키고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구례=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