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 국방장관이 14일 취임 한달여만에 인사청탁을 10여건 받았다고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진급심사철에 즈음해 국방장관이 이같은 사실을 직접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날 이 장관은 55분간 군 간부들과 간담회에서 인사에 관한 소신과 철학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이 장관은 (군뿐만 아니라 모든 인사를) 잘못되게 하는 요소로 우리나라 전 조직에 퍼져있는 지연 학연 혈연에 따른 '청탁'과 청탁인사를 공정한 것으로 포장하기 위한 '안배인사'라고 지적해 주목을 끌었다. 이 장관이 10여건의 청탁사실을 공개한 것은 현 정부의 마지막 군 인사를 한 점 의혹없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하겠다는 강한 의지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장관은 "이 시간 이후로 청탁하면 아주 우수한 사람이라도 명단에서 지워질수 있다"고 경고한 후 "오늘까지는 없던 일로 하겠다"고 '면죄부'를 주었다. 이를 놓고 군 간부들은 이 장관이 앞으로 군 일부의 인사청탁 문화를 뜯어 고치는데 인사개혁의 초점을 맞출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하고있다. 그는 인사기준으로 △어떤 눈을 갖고 군인의 길을 걷고 있는지 평가하라 △부하관리와 임무에 매진하는 사람을 찾아라 △일의 핵심으로 직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찾아라 △결과를 얻기 위해 끝까지 추적하는 사람을 찾아라 등 네가지를 제시했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보직에 상관없이 임무수행 및 그 결과를 놓고 평가하고 진급시키라는 것이 장관의 뜻"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이 장관이 인사청탁 10건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함에 따라 누가 누구를 통해 인사청탁을 했는지,그 방법은 어떤 것이었는지를 놓고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이 장관은 "앞으로 군이 더욱 일할 맛이 나는 다이내믹한 분위기로 변화될지 지켜보면 이번 인사의 성패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끝을 맺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