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판문점에서 열린 주한 유엔군과 북한인민군의 장성급회담에서 양측은 모든 문제를 대화로 해결한다는 전제 아래 구체적인 군사신뢰구축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임스 솔리건(미 공군소장) 유엔사 부참모장과 이정석(공군 준장) 합참 군사정보차장 등 유엔사측 대표들은 회담에서 서해교전 유사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군사적신뢰 조치를 제안했다면서 회담은 매우 긍정적이었고 실무급의 구체적 사안이 논의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에 비춰 이번 회담에서 유엔사측은 유엔사-인민군 핫라인(군사직통전화) 신설, 대규모 훈련의 상호 통보와 참관, 서해상 남북 함정간 신호 규정 신설등으로 무력 충돌을 예방하는 방안 등을 제의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신뢰구축 방안은 그간 열린 양측 장성급회담에서 유엔사측이 꾸준히 제시한 방안의 핵심 사항이기도 하지만 북측의 거부로 한번도 성사된 적이 없다. 솔리건 소장은 회담 직후 기자 브리핑에서 "양측은 긴장 완화와 상호 오해 방지를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해 구체적 방안의 논의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인민군 수석대표인 이찬복 상장도 기조발언에서 "해상충돌의 원인은 명확한 해상경계선이 없기 때문인 만큼 협의가 필요하다"며 유엔사측과 지속적인 협의를 강조,종전의 무조건적인 북방한계선(NLL) 철폐 주장에서 한발 물러선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달안에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남북 군사당국자회담에서도 양측 국방장관간 핫라인 설치를 비롯 회담 정례화, 대규모 병력 이동일정 상호 통보와 참관단 교환 문제도 예상되는 의제들이어서 이같은 신뢰구축방안이 유엔사-인민군 회담과 남북군사당국자 회담에 연계될 가능성도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포괄적인 신뢰구축 방안을 거론하면서서해상의 우발적 무력 충돌을 예방하는 세부 조치에 대해 논의했을 것"이라면서 "유엔사가 제의한 구체적 방안들은 과거에 제기한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NLL에 관한 쌍방의 인식 차이가 너무 커 양측은 회담에 임한 각자의 궁극적 목적과 관계없이 일단 세부적인 평화유지 장치에 대해 논의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성섭 기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