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의 아들인 정연씨의 병역비리 의혹을 둘러싸고 한나라당과 민주당간 '진흙탕' 싸움이 그칠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두 당은 이번 '사건'을 연말 대선의 전초전으로 보고 당력을 총동원해 상대편을 비방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6일 김대업씨와 민주당이 제기한 정연씨 병역비리 의혹을 청와대가 개입한 '정치 공작'으로 규정하고 김씨의 배후인물로 천용택 의원을 지목했다. 한나라당은 천 의원에게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오히려 한나라당이 검찰을 협박하고 정치 공작을 벌이고 있다고 반박하며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를 고소키로 하는 등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역비리 의혹' 설전=한나라당 서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한화갑 대표가 지난 6월 청와대를 방문한 이후 민주당은 부패 청산을 위한 쇄신주장 대신 이 후보 흠집내기에 주력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대통령의 노골적 정치개입이 공공연한 사실이 되고 있는 만큼 대통령이 중도 퇴진하는 사태를 겪게 될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서 대표는 "대통령은 내각을 친위부대로 편성하고 민주당은 김대업이라는 파렴치범을 앞세워 정치공작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한 뒤 "김대업-천용택-민주당-일부 정치검찰로 이어지는 공작 커넥션이 조만간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 대표는 "대통령과는 최고위원에 당선됐을 때 한번 통화한 것이 전부"라면서 "청와대를 끌어들이고 나를 음해한 데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한나라당에 대한 검증을 위해 국민 동참을 호소할 것이며 전국을 돌며 장외투쟁도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고발' 대 '고소'=남경필 대변인은 논평에서 "천용택 의원이 국방장관이었던 지난 98년 김대업씨를 이용하기 위해 병무비리 면책을 약속했다면 이는 명백한 직권남용이자 국기문란 범죄"라면서 "정치공작을 배후에서 조종,교사한 혐의로 천 의원을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천 의원은 장전형 부대변인을 통해 "한나라당 주장대로 언제 어떻게 얼마를 김씨에게 줬는지 해명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한나라당 서 대표와 남 대변인,정형근 홍준표 의원 등 4명을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는 6일 경기 하남 신장거리앞 유세에서 "필요하다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그 부인도 검찰에 나가 조사를 받아야 한다"며 "조사를 받지 않으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배·윤기동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