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신당창당과 관련,당 간판을 내리고 이인제 의원을 대표로 하는 신당을 만든 뒤 노무현 대통령 후보와 당외의 이한동 정몽준 박근혜 의원 등도 참여하는 대통령 후보경선을 실시하는 방안이 급부상하고 있다. 노무현 후보와 한화갑 대표,이인제 의원 진영은 최근 물밑접촉을 통해 이같은 내용의 신당창당에 어느정도 의견접근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8·8 재·보선 이후 신당 창당에 착수,9월 말까지 창당작업을 완료한 뒤 10월 초 후보를 선출한다는 대체적인 일정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져 재·보선 후 민주당의 신당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한 대표의 측근인 설훈 의원은 5일 "이인제 의원을 대표로 하는 신당을 창당한 뒤 노 후보와 당외 후보들이 함께 참여하는 경선을 치른다는데 노 후보가 동의했다"면서 "그러나 약간의 조건을 달았다"고 밝혔다. 설 의원은 당초 '노무현 후보-이인제 대표'체제를 추진했으나 신당론이 힘을 얻으면서 여기에 '신당창당 후 후보선출' 방안을 추가하는 안을 갖고 노 후보를 설득해 동의를 얻어냈다고 말했다. 신당창당이 대세인 데다 경선을 통한 후보선출이 노 후보에게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다는 제안을 노 후보가 수용했다는 것이다. 노 후보는 이날 부산에서 지역언론과 기자간담회를 갖고 "창당과 재경선문제에 대해 정면 돌파할 것"이라며 "재경선방법은 지난번(국민경선)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 의원은 이 안을 갖고 이인제 의원과도 만나 일정부분 공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설 의원은 "이 의원이 신당의 대표가 돼 이한동 정몽준 박근혜 의원을 영입,노 후보와 이들이 참여하는 경선을 관리하는 안을 이 의원에게 제시했다"며 "이 의원은 이에 OK사인을 명확하게 주지는 않았지만 긍정적인 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이 의원과 한 대표의 회동에서도 이 문제가 깊이있게 논의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일단 "구체적인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 안은 당내 상당한 공감대를 얻어 실현가능성이 높아보이지만 몇가지 걸림돌이 남아있어 아직 상황은 유동적이다. 무엇보다 노 후보의 거취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다. 노 후보는 신당창당시까지 후보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비주류측은 노 후보의 선(先)사퇴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이 의원은 여전히 '노 후보 띄우기'의 들러리를 서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한 측근은 "노 후보가 경선에서 이길 경우도 상정해볼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노 후보는 신당 후보경선에 참여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