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첫 여성 총리로 지명된 장상씨에 대한 국회 인준이 부결된 31일 여성계는 유감을 표명했다. 인사 청문회가 객관적 능력 평가보다는 범죄 추궁처럼 보여 자질을 갖춘 지도자를 엉망으로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여성과 학교의 위상을 높인 경사라며 반겼던 이화여대는 경사가 단번에 실망으로 바뀐 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장 총리 지명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도덕성과 신뢰성의 문제로 귀결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날 오후 장 총리지명자 임명동의안의 국회 처리과정을 방송을 통해 지켜보던 이화여대 교직원들은 "이대 출신 첫 여성 총리를 기대했는데 너무 실망스럽다"는 반응이었다. 일부 교직원들은 "평생 학자로 지내온 장 전 총장이 총리서리에 지명된 이후 언론보도와 청문회를 통해 개인적 명예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실추된데 이어 총리 취임까지 좌절됐다"며 "정치적 논리에 희생된 것이 아니냐"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회장 은방희)는 성명에서 "인사청문회가 총리서리의 국정 수행 능력과 국가관 도덕관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기보다는 마치 범죄자처럼 추궁하는 모습을 보인데 유감을 표한다"며 "공직자로서 능력을 펼쳐보기도 전에 여성으로 이만큼 자질을 갖춘 지도자를 만신창이로 만들어버린 것은 유감스럽기 그지 없다"며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시민들은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장 총리지명자를 둘러싸고 제기됐던 각종 의혹들이 도덕성과 신뢰성의 문제로 이어지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지적했다. 시민들은 그러나 빠른 시일내에 국정 수행 능력과 도덕성을 갖춘 능력있는 차기 총리후보가 지명돼 이번 사태로 인한 '국정 공백'이 최소화되기를 기대했다. 참여연대는 총리지명자 인준안 부결에 대한 공식 논평에서 "장 총리 지명자가 위장 전입과 장남의 국적포기, 주민등록증 문제 등 각종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도덕성과 신뢰성 상실이 결국 부결로 이어졌다"며 "고위공직자가 가져야 할 기본 덕목으로 도덕성과 신뢰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확인해 준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