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은 31일 총리인준안 부결에 대해 한나라당의 경우 "국민여론에 따른 것"이라고, 민주당의 경우 "한나라당이 국정흔들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각각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한나라당 박승국(朴承國) 위원은 "장 상(張 裳) 총리 지명자의 청문회에 임하는자세와 답변 내용이 성실하지 못하다는 국민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며 "대부분의 국회의원이 지역구 출신임을 감안할 때 당론이 아닌 지역여론에 따라 반대표를 던진것"이라며 `민의'를 내세웠다. 같은 당 박종희(朴鍾熙) 위원은 "특위 나름대로 도덕성 및 국정수행 능력 등을열심히 검증하려고 노력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 착잡한 심정"이라며 "청문의 소임을 다했고 많은 국민의 여론을 따랐으나 인준안 부결로 장기간의 국정공백 사태가빚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함승희(咸承熙) 위원은 "수사나 청문은 세밀하게 면도칼로 재단해야 하지만 최종 결정은 크게 보고 도끼로 잘라야 한다"면서 "이런 식이라면 그어떤 성직자가 오더라도 총리가 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함 의원은 특히 "이번 부결이 한나라당에는 결정적인 부메랑이 될 것"이라며 "장 지명자가 그렇게 문제라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는 앞으로 견디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당 정세균(丁世均) 위원도 "현 정부의 임기가 사실상 4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무책임하게 국정을 흔들고 있다"면서 "이 정도 흠결로 부결시켰다면 장 지명자보다 수십배, 수백배의 흠이 있는 이 후보는 당장 후보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이 후보측에 분풀이를 했다. 조배숙(趙培淑) 위원은 "한나라당이 자유투표로 위장해 사실상 반대투표를 했다"면서 "이 후보의 측근인 김무성(金武星) 의원이 여성비하 발언을 한 데 이어 최초의 여성총리 탄생마저 좌절시켰다"고 비난했다. gija007@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강원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