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의 '기득권 포기,백지신당론'으로 촉발된 신당 파문이 봉합이냐, 확산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일단 첫 관문은 8월 1일로 예정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와 한 대표의 조찬회동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이 `당의 면모를 일신하기 위한 신당 창당에는 이견이 없지만 지금 당장의 논의는 부적절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정리하고 파문 봉합을 시도할가능성이 크지만 그건 결국 8.8 재보선때까지라는 시한부 미봉에 불과하다. 또한 봉합 여부와 관계없이 노 후보와 한 대표간 견해차는 좁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노 후보가 31일 기자간담회에서 "한 대표와는 상호 신뢰를 갖고 함께 갈 것"이라면서도 "혹시 더 나쁜 상황이 생겨도 후보로서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최악의 상황에서 한 대표와의 결별까지도 각오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노 후보와 한 대표가 지난 24일 15분간의 단독 조찬 회동에서 신당 문제를 깊이있게 논의했고, `민주당으로는 대선을 치르기 어렵다.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인식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구체적 방법론과 공론화 시기 등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는 것 또한 두 사람의 공통된 얘기다. 한 대표는 당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재보선에 도움을 주기위해서는재보선전에 공론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노 후보는 재보선 이후 공론화를주장했다고 한다. 노 후보로서는 재보선 이후 당의 심각한 내홍 국면에서 `신당 카드'를 빼어 들겠다는 복안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한 대표의 `백지 신당론' 발언은 실질적인 신당 공론화로 이어졌고, 노 후보로서는 언짢은 부분이 아닐 수 없다. 한 대표측에서는 "이제 공은 노 후보에게 넘어갔다"고 말한다. 한 대표가 `기득권 포기후 백지상태 신당 창당' 입장을 밝혔으니 이젠 노 후보가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노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노무현을 강화시키는 미래지향적 신당론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자신의 뜻을 명확히 했다. 그의 후견그룹인 개혁연대는 `재보선후 신당론 공론화'라는 입장을 정리해 노후보를 지원사격했고, 국민정치연구회는 "국민후보 노무현을 배제하려는 일체의 신당논의는 국민배신행위"라고 까지 주장했다. 이같은 양측의 미묘한 견해차는 결국 재보선 이후 당의 내홍국면에서 극명하게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노 후보로는 대선승리가 어렵다"는 당내 비주류들의 반노감정이 `후보 선 사퇴'요구로 표출되고 한 대표가 이에 가세할 경우 노 후보로서는 상당한 위기에 봉착할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한 대표가 재창당 성격의 신당창당론에 힘을 실어줄 경우 상황은 정 반대가 된다. 한 대표는 후보직 사퇴 문제에 대해 "재경선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 지고,그런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도전의사를 내는 것이 확실해 지면 그때가서 해도 된다"며 "선사퇴가 전제될 필요는 없다"고 말해 일단 노 후보측의 의혹을 거둬들이기 위해 노력하는 모양새를 보여줬다. 그러나 노 후보의 사퇴 문제가 걸림돌이 돼 `외부 영입' 등 재경선 여건 조성이어려울 경우 한 대표가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여기에 외연확대론을 바탕에 깔고 있는 개헌세력들이 노 후보 사퇴를 압박하고 나설 경우 당은 걷잡을수 없는 내홍에 휘말릴 공산이 크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