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는 26일 김원길 전 복지장관과 이경호 전 복지차관 등을 증인으로 출석시킨 가운데 약가 인하를 둘러싼 다국적 제약사의 로비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한나라당 박시균 의원은 "지난 4월 윌리엄 래시 미 상무부 차관보 등이 이경호 당시 차관을 방문해 폭언과 무례한 행동을 하면서 약가 인하를 철회하라는 압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박 의원은 또 "다국적 제약사들이 약값과 관련한 정책협의를 위한 '워킹그룹' 모임의 필요성을 복지부에 강권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 뒤 "워킹그룹에 주한 미대사관 직원이 참여한 것은 압력행사의 전형"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김성순 의원은 "미국의 약가 인하 요청은 외국과의 통상교섭에서 있을 법한 건의 수준이지 압력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답변에 나선 김원길 전 장관은 "약값 인하를 저지해보려는 노력은 외국업체로서의 당연한 행동이지 압력이나 로비로 볼수 없다"고 말했고,이경호 전 차관은 "래시 차관보가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지만 무례한 행동으로 보지는 않았다. 미국의 압력만으로 참조가격제(고가약품에 대한 건강보험급여 제한) 실시가 연기된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채택된 이태복 전장관은 회의장에 참석하지 않았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