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가 26일 제주에서 열리는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공동주최 하계 세미나에 나란히 참석한다. 두 후보는 `변화의 시대 성장을 위한 리더십'을 주제로 한 이 세미나에서 자신들의 경제.기업관과 미래 청사진을 밝히고 참석자들과 질의응답도 벌인다. 특히 세미나에는 재계를 이끄는 주요 기업인과 최고경영자 6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인 점을 감안, 두 후보 진영은 `비교우위'를 입증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재계 지도자들과의 집단 면접시험 성격인 데다 두 후보가 동시 참석함으로써 즉석에서 상대비교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긴장하는 표정이다. 이회창 후보는 `한국의 비전과 새로운 지도자의 리더십(가제)'이란 연설을 통해 향후 20년간 연 평균 6%의 성장 잠재력을 키우겠으며, 이를 위해 과학기술이나인적자원에 대한 집중 투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특히 기업이 자유롭게 투자하고, 의사결정을 하도록 기업활동의 자유를 구속하는 정부규제를 혁파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건전한 노사관계 정립을 위해서도 노력할것이란 점을 역설할 예정이다. 연설준비를 맡은 유승민 여의도연구소장은 "기업활동과 노사관계 등 경제정책전반에 대한 이 후보의 입장과 미래 비전 제시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후보는 `한국정치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리더십'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자신의 시장경제관과 세계 일류국가 건설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할 방침이다. 특히 기업인들이 자신의 경제관에 우려의 시각을 갖고 있는 점을 감안, 자신이시장경제 신봉자임을 거듭 강조하면서 "성장과 분배는 조화와 보완의 대상이지 배척의 관계가 아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분배가 지나치게 강조됨으로써 지속가능한성장을 해쳐서는 안된다"는 입장도 밝힐 예정이다. 그는 그러나 금융감독기관의 감독기능이 미비하고 기관투자가들의 평가와 분석시스템이 취약하며 기업의 지배구조 왜곡현상이 시정되지 않은 우리 현실에서 최소한의 규제는 필요하다는 지론을 밝히고, 민주당과 국민의 정부가 추진해온 개혁정책을 더욱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할 방침이다. 두 후보의 연설은 시차를 두고 이뤄질 예정이어서 지난달 20일 한국 최고경영자포럼에서와 마찬가지로 조우가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안수훈 기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