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홍일(金弘一) 의원이 대통령 아들로서의 입장과 정치인으로서의 처신 사이에서 고민중이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내 자식이지만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고 선거구민이 선택했기 때문에 본인이 자주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한데 대해 김 의원측은 "아들된 처지에서 죄송스럽기 그지 없지만, 정치인으로서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거취문제를 놓고 숙고중임을 시사했다. 김 의원의 한 측근은 16일 "대통령의 말씀은 탈당과 의원직 사퇴를 포괄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봐야 하며, 그동안 청와대에서 공식적으로 해오던 얘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 측근은 그러나 "아들된 도리로서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드려야 하겠지만, 정치는 자기 판단과 결단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나 쇄신파 의원들의 거취 압박에는 "탈당할 생각이 없다"며 일축해왔으나, 부친인 김 대통령이 '자신의 결정'에 맡기는 언급을 한 데 대해선 매우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최근 지인 및 지역구 인사들을 만나 자신의 거취 등에 대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중인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한편 김 의원은 오는 20일께 신병치료차 중국을 방문해 보름가량 체류한뒤 귀국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