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당국은 서해교전을 "무력도발"로 규정하는 한편 한국이 선제 공격했다는 북측 주장을 일축하고 북측의 북방한계선(NLL) 월경과 선제 공격을 도발로 믿을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2일 국방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해교전에 언급하고 "서해상에서 유혈 군사충돌이 있었다"고 전제한 뒤 "말할 것도 없이 북측은 한국측이 도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북한 함정이 남쪽으로 월경해 도발했다고 믿을만한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다만 북한측이 의도적으로 도발했는지 아니면 우발적으로 도발했는지 여부를 말할 입장에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럼즈펠드 장관은 "이는 정전협정 위반"이라면서 "불행하게도 우리의 친구이자 동맹국인 한국측에 인명손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국무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서해교전을 북한측의 "무력도발로 간주하고 있다"면서 "분명히 말하지만 미국은 서해교전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우처 대변인은 북한 측이 심지어 이번 서해교전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말도 안되는 날조"라고 비난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특사 방북 계획 철회와 관련해 만약 북한 당국이 한국 측에 사과할 경우, 특사 방북과 미-북관계의 전체적인 분위기에 변화가 있을 수 있느냐는 물음에 "가정을 전제로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