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9일 남북간 서해교전 사실이 알려지자 긴급 주요 당직자 회의를 열어 비상대책을 논의했다. 한나라당은 회의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국회차원의 대응을 위해 민주당에 본회의와 정보위, 국방위 소집을 요구하고 30일 당 국방위원 회의를 열기로 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했다.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는 이날 낮 시내에서 오찬을 하다 사태를 보고받고 비서실에 긴급 회의소집을 지시한 뒤 당사로 돌아와 대책회의를 주관한데 이어 이날 저녁 대구에서 열리는 월드컵 3,4위전 관전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또 이 후보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정부의 철저한 대응을 당부하고 국회차원의 협조를 약속했다고 배용수(裵庸壽) 부대변인이 밝혔다. 이 후보는 회의에서 "월드컵 3, 4위전이 열리는 시점에 예기치 않은 도발이 일어난데 대해 유감스럽다"며 "그동안 누차 일어난 북방한계선(NLL) 침범의 한 가지가 아니라 안보와 관련된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후보는 "정부는 즉각 대응자세를 취하고 비상대처해야 한다"며 "또한 사망한 장병과 유족에게 조의를 표하며 부상당한 장병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즉각 국회를 소집해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며 "특히 이 일로 인해 일상업무가 차질을 빚어선 안되며, 해이한 일이 없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규택(李揆澤) 총무는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와 전화 통화를 갖고 내달 2일 임시국회를 소집하자고 했다"며 "임시의장을 선출해 국무총리와 국방장관 등으로부터 현안보고를 받고 질의를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 총무는 "그동안 정부가 자랑해 온 햇볕정책이 결국 허언임을 입증한 것"이라고 했고, 다른 당직자는 "북한측이 지시없이 사격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분히 의도가 있는 것이며, 햇볕정책의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에는 하순봉(河舜鳳) 김정숙(金貞淑) 최고위원, 이강두(李康斗) 정책위의장, 이규택 총무, 김무성(金武星) 후보비서실장, 최연희(崔鉛熙) 제1정조위원장, 김기춘(金淇春) 박승국(朴承國) 김종하(金鍾河) 김용갑(金容甲) 의원 등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