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수업이 아니라 마지막 간부회의군요" 24일 오전 8시30분 서울시청 본관 3층 태평홀. 고 건 시장이 이끄는 서울시 민선 3기의 마지막 간부회의는 강홍빈 행정 1부시장의 이같은 농담섞인 말로 시작됐다. 이날 간부회의는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각 실.국장의 현안보고로 시작됐다. 고 시장이 중간중간 날카로운 질문으로 실.국장들을 당혹스럽게 하는 것도 여느 간부회의와 똑같은 모습이었다. 실.국별 현안보고가 끝난 것은 오전 9시50분께. 강 행정 1부시장이 잠깐의 침묵을 깨고 먼저 고별인사를 꺼냈다. 강 부시장은 "도시변화도 사회발전과 마찬가지로 진화하는 것"이라며 "연속성 속에서 어떻게 변화를 만들어내냐가 관건인 만큼 지난 4년간 만들어낸 기틀을 소중히 여겨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탁병오 정무부시장은 "서울시정은 운영하면서 나오는 갖가지 자료들을 보관, 소중한 기록으로 보존하는 작업이 이어져 나가야 한다"며 "그동안 보관해온 자료들을 바탕으로 '서울 재정 50년사'를 펴내는 작업을 향후 1년내에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학재 행정 2부시장은 "큰 과오 없이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게 돼 다행으로 여긴다"며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새로운 삶에 첫 발을 내디겠다"고 소회를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고 시장의 발언순서가 됐다. 고 시장은 가로정비 사업의 성과와 과제부터 시작해 교통표지판 설치와 공중화장실, 쓰레기통 설치, 가로녹지 조성 및 관리 사업 등에 이르기까지 재임 중 펼쳐온 시내 환경개선 작업부터 언급했다. 광화문 내 일부 쓰레기통이 미관을 훼손한다고 지적하는 등 마지막까지 '행정의달인'이라는 별명답게 현안 하나하나를 꼼꼼히 챙겼다. 이어 준.결승전 응원전에 대비, 시민의 안전 및 불편 최소화에 만전을 기할 것과 월드컵 기간 고생한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해줄 것을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고 시장은 "이제는 서울시 환경이 세계 최소 수준을 넘어선 모습이며 외국인들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년간 시정 발전을 위해 수고해온 간부들과 4만5천 시청가족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는 말을 끝으로 고 시장은 이날 간부회의장을 떠났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