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선거가 끝난 뒤 '막판 갈라먹기', '살생부', '논공행상' 등 얘기들의 난무속에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다가올 인사태풍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단체장이 바뀐 곳은 유임된 곳에 비해 인사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가운데 벌써부터 선거 과정중 당선자쪽에 비밀리에 줄을 섰거나 음성적인 지원을 한 공무원에 대한 정실.발탁 인사나 전 단체장 측근에 대한 보복 인사설까지 나돌아 지자체 조직이 술렁이고 있다. 이는 지자체의 모든 인사권이 사실상 단체장 개인에게 속해 있는 제도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보다 투명하고 객관적인 인사의 틀이 마련됨과 동시에 단체장 교체 기간 인사를 동결하는 등의 제도적 장치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구시의 경우 지난 6.13 선거로 시장을 비롯해 8개 구청장.군수 중 3명이 교체됐고 경북은 23개 시장.군수 가운데 12명이 바뀌어 새 단체장들은 오는 7월 1일 취임 이후 업무가 파악되는 대로 직원들에 대한 인사나 조직개편을 조기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구시를 비롯해 단체장들이 바뀐 곳은 대체로 길게는 7년, 짧게는 4년간 현 단체장이 조직을 운영해 왔기 때문에 새로운 단체장의 조직 장악과 분위기 일신 차원에서 대폭적인 물갈이 인사가 예고되고 있어 직원들이 긴장하고 있다. 대구시내 한 구청 관계자는 "현재 단체장이 7년만에 바뀌는 만큼 새로운 단체장에 의해 대수술이 예상된다"면서 "새 구청장이 균형적인 감각을 갖고 공정한 인사를해야될 것"이라고 기대와 걱정을 함께 했다. 현재 구청장이 공석상태인 대구시 남구청의 간부 공무원 10여명은 지난 15일 업무시간에 이신학 구청장 당선자를 사무실로 찾아가 인사를 한 사실이 밝혀져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대구지역 각 행정기관 6급 이하 직원들의 협의체인 달구벌공무원 직장협의회연합회는 `시장.구청장.군수 당선자에게 바란다'라는 성명을 통해 "현 단체장과 당선자는 이달말까지 모든 인사를 중지해야 되고 특히 특정인에 대한 보복인사나 정실.발탁인사는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경기도 임창열 지사는 지난 17일자로 이미경(별정직) 제2청 여성국장을 도청 여성정책국장으로 임명하는 등 일부 국장과 과장, 계장에 대한 인사를 단행, 한나라당손학규 당선자측으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한나라당 경기도지부 박종희 대변인은 `퇴임전 논공행사 인사의 전형'이라고비난하면서 "임 지사는 명예로운 퇴임에 먹칠을 하고 정도를 벗어난 파행 인사에대해 결자해지 차원에서 즉각 원상회복시키라"고 요구했다. 허경만 전남지사는 민주당 지사후보 경선에서 탈락된 지난달부터 모든 인사를동결하고 후임 지사 당선자에게 권한을 넘긴 반면 고재유 광주시장은 최근 인사를강행, 민주당 박광태 당선자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고시장의 처사에 대해 불만을 터뜨린 바 있는 박 당선자는 "고시장에게 `굳이인사를 할 경우 정당한 사람과 전문가가 발탁되는 인사를 하라'고 주문할 수 밖에없었다"고 말했다. 고시장은 최근 도시공사 사장 자리에 자신이 민주당 시장후보 경선 때 도와준시의회 이모 의원을 발령냈고 자신이 광산구청장 시절부터 함께 일한 토목직 오모계장(5급)을 승진시킨 데 이어 시가 설립한 광주시 신용보증재단 이사장에 후보 경선 때 도와준 시의회 임모의원을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기선 인천시장이 민.관선 시장직을 10여년이나 맡아온 인천시도 제 3대 민선시장 출범을 앞두고 대규모 인사태풍이 예고되면서 공직사회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이번 인사에는 인천지하철공사, 인천터미널공사, 인천시설관리공단, 인천발전연구원, 인천교통연수원, 지방공사 인천의료원 등 지방공사 대표와 임원진이 우선 거론되고 있으며 인천신용보증재단조합, 인천도시관광, (재)송도테크노파크 등 시 투자기관의 임원도 교체대상에 포함된다. 이중 인천도시관광 상무이사는 이미 사표를 제출했고, 지방공사 인천의료원 원장도 사직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에서는 '특정지역 출신의 고위 공무원을 대폭 물갈이 한다'는 '살생부설'도 나돌아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시 내부에서는 정무부시장을 포함해 시장 참모직인 기획관, 공보관 등 고참급서기관이 인사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나라당 인천시지부 관계자는 "시 고위 공무원중 교체 대상자를 어느 정도 추려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직 내부의 사조직같은 학연.지연 정실인사를 대폭 수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서울시장 당선자도 "현 조직이 능률이나 전문성보다는 관리적이고 자율보다는 타율적이며, 그동안의 구조조정도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렀다"고 판단, 향후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예고되고 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윤대복.나경택.김명균.김인철.김광호.이강일기자 ryu62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