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6.13 지방선거 개표결과 압승으로 드러나자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역풍'을 우려한듯 표정관리를 하는 분위기이다.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이날 밤 10시 10분께 상황실에 들러 서청원(徐淸源) 대표, 박희태(朴熺太) 김진재(金鎭載) 김정숙(金貞淑) 최고위원 및 박관용(朴寬用) 이부영(李富榮) 의원, 박찬종(朴燦鍾) 전 의원 등과 악수를 한뒤 개표방송을 30여분간 지켜보다 귀가했다. 이 후보는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선거 결과에 대해 우리 당은 두렵고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어려운 시기에 국정혼란을 심판하고 더욱더 국가운영을 제대로 못하면 국민마음이 떠난다는 것을 매섭게 보여준 선거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겸허한 자세로 국민의 뜻을 받들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나갈 것이며 지지를 보낸 국민의 마음을 헤아려 열심히 하겠다"면서 "이번 선거를 계기로 우리 당은 국민대혁신과 국민통합의 정치를 펼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6시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끝나자상황실에 있던 당직자들과 사무처 요원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데도 불구하고 당선이 확정되지 않은 탓인지 박수를 치지 않았고 뒷자리에 있던 박원홍(朴源弘) 홍보위원장에게 "너무 좋아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그러나 이날 밤 10시30분께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 후보의 당선이확실시된다는 보도가 나오자 그때서야 미소를 지으며 박수를 치는 신중함을 견지했다. 서 대표는 승리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굉장히 기쁘며 무한한 책임감을느낀다"면서 "이번 승리는 어떤 정권도 부정과 비리를 저지르면 엄중한 심판을 받는다는 교훈을 준것으로 앞으로 겸허한 마음으로 국정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특히 향후 자민련과의 관계에 대해 "14석의 의석을 가진 실체적 정당인 만큼 정책연대나 공조를 추진할 것"이라며 "인위적인 의원영입 등은 하지 않을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특히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는 물론 박빙의 승부가 점쳐졌던 대전과 울산시장 선거에서도 승리하자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 대선가도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반기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제주지사 선거에서 신구범(愼久範) 후보가 민주당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북제주 군수를 제외하고는 제주시장과 서귀포 시장 등을 공천하지 않은 탓"이라며 제주지역 위원장들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한 최고위원은 "어떻게 호남도 아니고 제주도에서 마땅한 인물이 없다고 공천을하지 않을수 있느냐. 그러니 도지사 선거운동도 제대로 못한것 아니냐"면서 "중앙당은 왜 이를 방치했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한나라당은 14일 이후보와 서 대표 등 주요 당직자들이 동작동 국립묘지를 참배한뒤 당사에서 이후보 주재로 최고위원 및 주요 당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갖고 향후 정국운영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서 대표도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선거 압승에 따른 향후 정국운영 방향과 당의대책을 밝힐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안수훈기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