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차남 김홍업씨의 대학후배 이거성(50)씨가 이재관 전 새한그룹 부회장으로부터 검찰수사와 금감원조사 무마 명목으로 17억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홍업씨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가 활기를 띨 전망이다. 검찰은 홍업씨가 고교동기 김성환씨, 대학동기 유진걸씨외에 대학1년 후배인 이씨를 통해서도 이권에 개입했거나 비자금을 관리해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씨주변을 집중 추적한 끝에 `이거성씨 거액수수'란 또 다른 핵심단서를 찾아낸 것. 이씨는 재작년 12월부터 작년말까지 서울지검의 새한그룹 무역금융사기사건 수사와 금융감독원의 새한그룹 분식회계 조사, 대검 중수부의 공적자금비리 수사등을무마시켜달라는 청탁과 함께 17억원을 받은 것으로 검찰수사 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복싱 체육관을 운영해온 이씨가 검찰이나 금감원에 영향력을 행사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은 점에 주목, 이 전 부회장이 홍업씨에게 전달해달라는 취지로돈을 건넸고, 홍업씨를 통해 검찰과 금감원에 로비를 벌이려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보고 있다. 실제로 이씨가 서울지검 수사무마 명목으로 받은 12억5천만원중 5억원은 이 전부회장이 작년 4월 불구속기소된 뒤인 같은해 5월에 건네진 점으로 볼 때 수사무마청탁의 성공여부와 관계없이 '사후사례금'의 성격이 짙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따라 향후 검찰수사는 이씨가 받은 17억원의 사용처 추적에 초점이 맞춰질것으로 보이며, 이 돈의 일부가 홍업씨에게 건네졌는지, 홍업씨가 이씨로부터 청탁내용을 듣고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규명하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씨는 이 돈에 대해 "이 전부회장에게 빌린 돈 5억-8억원이 포함돼 있으며, 3억원은 김성환씨에게 건넸고, 나머지는 내가 썼다"며 홍업씨 연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검찰수사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씨가 17억원의 일부를 김성환씨를 통해 홍업씨에게 전달하려 했거나,이미 구속된 김성환씨에게 모든 혐의를 떠밀어 홍업씨를 보호하기 위해 거짓진술을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아래 이씨를 강도높게 추궁중이다. 검찰은 특히 이씨 돈이 유입된 김성환씨의 차명계좌 실소유주가 홍업씨이며, 이씨가 홍업씨와의 돈거래를 김성환씨 차명계좌를 통해 위장했을 가능성 등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김성환.유진걸씨에 이어 이거성씨도 홍업씨에 대해선 철저하게함구로 일관하고 있어 일단 구속영장 청구로 신병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뒤 홍업씨연루 의혹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fai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