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중국 선양(瀋陽) 주재 일본 총영사관에 망명요청을 위해 들어갔다 중국 경찰에 의해 연행됐던 탈북주민 5명이 22일 중국을 떠나 필리핀 마닐라를 경유, 한국으로 향한다. 탈북 주민들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4시 중국 남방항공 377편을 이용해 중국을 출발, 필리핀 마닐라로 향한 뒤 밤 11시 15분께 한국행 비행기로 갈아타고 서울로 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23일 새벽께 한국에 도착할 수 있을것으로 보인다. 탈북 주민들의 제3국 경유를 통한 한국행이 전격적으로 결정됨에 따라 중.일간외교분쟁으로 치닫던 이번 사건은 사건발생 2주일만에 일단락됐다. 한국 정부는 필리핀 정부에 대해 탈북 주민들에게 경유지를 제공할 수 있는지여부를 사전 타진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필리핀 외무부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주 필리핀 한국대사는 이날 오전 9시30분께(현지시간) 필리핀 외무부에서 프랭클린 에브달린 외무차관을 만났고, 외무차관은 외무장관과 협의를 거친 뒤 10시30분께 기자회견을 갖고 탈북 주민들의 필리핀행을 발표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또 중국 정부는 21일 밤 탈북 주민들을 필리핀으로 출국시킨다는 사실을 일본정부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외상등은 탈북 주민들의 성공적인 한국행이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앞서 탈북 주민 5명은 지난 8일 선양의 일본 총영사관에 들어가려다가 중국경찰에 의해 체포, 연행됐다. 일본은 사건발생 직후 중국 경찰의 행위는 공관의 불가침특권을 규정한 빈협약위반이라며 주민들의 신병인도, 사과 및 재발방지 등을 중국측에 요구했으나, 중국측은 공관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당연한 절차였다고 반발해 왔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