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의 달인과 경제전문가의 대결.' 충북도지사 선거에서는 자민련에서 한나라당으로 말을 갈아탄 이원종 현 지사에게 구천서 자민련 부총재가 도전장을 던졌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현직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이 후보가 멀찌감치 앞서고 있다. 이 후보 진영은 "충북에선 반(反)자민련 정서가 강한 데다 이 후보의 당적변경 문제도 상당부분 희석됐다"며 승리를 확신하는 분위기다. 이에 맞선 구 후보측은 "인물대결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며 민주당 이인제 의원이 측면지원해줄 경우 해볼만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민주당은 인물난으로 후보를 내지 않았다. ◆현지 민심=여론조사에선 이 후보가 구 후보를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13일 KBS 54.4%대 18.1%,14일 MBC 46.1%대 18.4%). 그러나 무응답이 30%대에 달하는 데다 아직 초반전이어서 승패는 불투명하다. 청주시내에서 만난 시민들도 대부분 마음을 정하지 못한 표정들이었다. 택시기사 김상수씨(40)는 "구천서 후보는 화끈하고 젊어서 좋은데 자민련에서 나와서…"라고 말했다. 상당구에 사는 주부 이애경씨(32)도 "이원종 후보는 왔다갔다 했는데 행정은 잘했다고들 하더라"라며 알쏭달쏭한 반응을 보였다. 자민련과 김종필 총재에 대한 반응도 엇갈렸다. 하지만 이인제 의원의 지원유세가 구천서 후보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견해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편이었다. ◆득표전략=이 후보는 현 정권의 실정과 4년간의 '업적'을,구 후보는 기업대표와 산업인력관리공단 이사장을 지낸 '경제전문가'이미지를 내세울 계획이다. 이 후보는 재임기간중 1인당 도민소득이 전국 4위까지 껑충 뛰었으며,초고속인터넷 가입자수를 2위(도단위)로 끌어올리는 등 정보화시대를 앞당긴 업적을 강조할 생각이다. 구 후보측은 뒤늦게 출마를 선언한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미디어 선거에 주력할 방침이다. 한 측근은 "정당지지율과 후보지지율이 5배 이상 차이난다"며 고충을 토로하고 "TV 등 언론매체를 적극 활용해 구 후보의 추진력과 젊은 이미지를 부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후보가 한나라당→자민련→한나라당 등 수시로 당적을 옮겼다는 약점을 물고 늘어질 예정이다. '충북경제 활성화'를 겨냥한 두 후보의 공약은 엇비슷하다. 다만 이 후보는 조흥은행 본점의 충북 이전과 하이닉스반도체의 독자생존을,구 후보는 정부 제4청사 유치를 각각 강조하고 있다. 청주=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