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셋째 아들 홍걸(弘傑)씨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 대통령과 청와대는 전날의 침통한 분위기를 극복하고 국정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대통령은 이날 낮 노사협력 유공자 16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하며 월드컵 기간 노사협력을 이뤄낼 것을 당부했다. 김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월드컵 성공을 위해 노사가 화합하는 이미지를 세계인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면서 "임.단협 과정에서 해결방안을 찾지못한 사항은 월드컵 이후로 돌리는 성숙한 자세를 가져달라"며 노사분규 중단을 호소했다. 이날 오찬에는 방용석(方鏞錫) 노동부장관, 장영철(張永喆) 노사정위원장, 이남순(李南淳) 한국노총위원장, 김창성(金昌成) 경총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오후에는 분냥 보라칫 라오스 총리를 면담, 한반도 및 동북아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에 앞서 김 대통령은 16일 오후 박지원(朴智元) 비서실장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흔들림없이 국정에 전념하겠다"면서 내각과 청와대가 월드컵 등 국정과제의 차질없는 수행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박선숙(朴仙淑)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을 통해 "김 대통령은 아들문제에도 불구, 국정에 전념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희호(李姬鎬) 여사도 차분하고 담담한 자세로 일상적인 업무를 보고 있다고박 대변인은 전했다. 다만 이 여사는 당분간 공식적인 일정을 갖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비서진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행사 참석을 자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열린 도서벽지 어린이 및 교사 등의 청와대 방문 행사에는이 여사 대신 박지원 실장이 참석했다. 이 여사는 이날도 관저에서 성경을 탐독하며 기도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석비서관을 비롯한 청와대 비서관들도 검찰의 수사상황을 지켜보면서 맡은 바임무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한 고위관계자는 "청와대는 수사결과를 지켜볼 뿐"이라면서 "월드컵과 경제 등국정과제의 차질없는 수행을 위해 소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홍걸씨의 과거 행태를 비판하는 글과 함께 "대통령은 흔들림없이 국정을 수행해야 한다"며 김 대통령에 대한 격려성 글도 다수 실리고 있다고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