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5.10 전당대회를 계기로 사실상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서청원(徐淸源) 대표' 체제를 출범시켰다. 17명의 후보자들 중 최다선(5선)으로 대표가 유력시돼온 서 의원이 1위를 차지, 당대표를 맡을 것이 확실시됨으로써 `이(李)-서(徐)' 투톱체제가 발족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선의 의미는 무엇보다 당내 최대계파인 민정계와 민주계, 입당파가 7인 최고위원회의에 골고루 포진함으로써 중도 보수정당으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다는데 있다. 물론 7인 최고위원중 민정계가 6명으로 다수를 차지하긴 했지만 김기배 이해구등 유력후보가 탈락하고 당초 수위권이 예상되던 하순봉 의원이 6등으로 '턱걸이' 당선하고 민주계 출신 서청원(徐淸源), 자민련 입당파인 강창희(姜昌熙) 의원이 진입함으로써 양대선거를 의식한 대의원들의 표심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김부겸 의원 등 소장파와 정형근 홍준표 안상수 등 재선의원들이 모두 탈락함으로써 변화와 개혁에 대한 대의원들의 욕구가 제대로 표출되지 않은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따라 내주초 단행될 예정인 당직개편에서 비민정계와 개혁.소장파, 비주류의원들이 대거 포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서청원 의원이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양대선거와 관련, 정치적 함의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사실 그간 새 대표가 누가 되느냐를 놓고 당내에선 말들이 적지 않았다. 새 대표의 '이념과 컬러'에 따라 당내 화합과 조화 여부는 물론 양대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당내에선 당초 차세대 주자를 자임하는 T.K(대구.경북) 출신의 강재섭(姜在涉.4선) 의원이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았다. 그럼에도 서 의원이 1위를 차지한 것은 6.13 지방선거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서 의원이 "현상황에서 최적의 인물"이라는 대의원들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5선의 관록에다 중량감, 민주계 핵심인사로서 이 후보와 김영삼(金泳三.YS) 전대통령간 가교역할 기대 등이 대선가도에 나설 이 후보를 뒷받침하는데 적격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한 핵심당직자는 "이 후보의 `대쪽이미지'와 서 의원의 융통성있는 성품이 잘 조화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서 투톱체제'는 양대선거 승리라는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있다. 무엇보다 당무에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김덕룡 홍사덕 김원웅 김홍신 의원 등 비주류와 이번 지도부 경선에서 소외된 소장.개혁파 등을 껴안아 당의 안정과화합을 이루면서 정권교체 실현을 위해 힘을 모아나가는게 급선무다. 새 지도부의 첫 시험대는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와 '미니 총선'으로 불리는 8월 재보선이 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한나라당의 텃밭으로 간주돼온부산 등 영남권 일부와 수도권에서의 `노풍(盧風)'의 위력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비록 이 후보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지명되긴 했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부산과 서울 등에서 패배할 경우 또다시 `후보교체론' 등으로 시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이 처음 도입한 `당.대권 분리'와 `집단지도체제' 구조속에서 후보와 새 지도부간 관계설정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