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6일 대국민 성명서를발표, 아들 및 측근들을 둘러싼 비리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민주당 탈당을 선언함으로써 지난 반세기동안 이어온 정당생활을 마무리했다.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방송사를 통해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김 대통령을 대신해 성명서를 또박또박 읽어내려 갔다. 김 대통령은 성명서 첫머리에서 "최근 저희 자식들과 몇몇 주변인사들로 인해 일어난 사회적 물의와 국민 여러분의 질책에 대해 무어라 사과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저희 내외도 이 문제로 고민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괴로운 심경을 피력했다. 이와 함께 "검찰수사를 통해서 사건이 엄정하게 처리되기를 충심으로 바라고 있다"며 각종 의혹사건에 대한 엄정한 처리를 다짐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탈당 결심을 밝히면서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여야의 협력속에서 오직 국정에만 전념하기 위해서 그같은 결심을 한 것"이라고 강조, 야당측의 협력을 간접 요청했다. 김 대통령은 성명 발표 후 곧바로 조순용(趙淳容) 정무수석을 민주당에 보내 한화갑(韓和甲) 대표에게 탈당계를 제출하는 등 탈당절차를 신속하게 밟았다. 박 실장은 이어 가진 일문일답에서 대통령의 탈당이 정치에 초연한 입장에서 국정현안에 최역점을 두고 차질없이 국정을 추진해 나가기 위한 것임을 역설했다. 특히 야당에서 대통령의 탈당을 `정략적'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 박 실장은 "국정에 전념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훼손해서는 국가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또 그는 성명서를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지 않은 데 대해 "대통령님의 명의로 성명서를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 형식의 문제를 떠나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대통령이 이날 성명서에서 '국민 여러분의 질책' '사과' '고민' '추호도' '간곡히' '충심으로' 등의 표현을 사용한 점을 강조하며 "대통령의 본뜻을 알아 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