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오빠..." "니들이 내 동생이구나..." 금강산 온정각 상봉장에 북측에 살아 있는 둘째 형 성하(成河.77.김일성종합대철학부 전 교수) 들어서는 순간 김민하(金玟河) 민주평통 수석부의장(68)을 비롯한윤하(71.일본 나고야 거주.전 축구협회장), 옥화(아명 연제.63.여), 옥려(61.여)씨형제는 한덩어리가 됐다. 오빠와 헤어질 적 초등생이었던 옥려씨가 성하씨를 안고 오열하자 김 부의장은노란색 손수건을 꺼내들고 연신 눈물을 훔쳤다. 동생들 옆자리에 앉은 김 부의장의 부인 권경숙(65)씨를 발견한 성하씨는 "제수씨지요...얼마나 고생하셨소"라며 말을 건넸다. "건강하셔서 다행이다"라고 응대하는 권씨의 눈에도 이슬이 맺혔다. 성하씨는 두 남동생의 어깨에 팔을 걸고 "니가 윤하구나...너는 민하지"라며 일일이 이름을 부른 뒤 맞은 편에 앉은 옥화, 옥려씨를 향해 "코흘리개였는데..."라며눈물을 참지 못했다. 이에 김 부의장은 "형님이 살아계신다는 소식을 듣고 둘째 아들 보기 전에는 눈을 감을 수 없다던 어머니(박명란(朴命蘭)씨)가 작년 4월 24일 눈을 감지도 못한채돌아가셨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북측의 성하씨는 "캐나다에 있는 막내 행자(아명 나연.59)에게 편지를 받아 알고 있다"고 답했다. 고려대 경제학과 4학년 때 6.25가 터지면서 북으로 가게 된 성하씨는 "당 간부를 양성하는 공산대학(등)에서 25년간 교수를 한 뒤 요즘은 공업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며 "큰형(재하.79.일본 교토 거주)과 동생 옥애(65. 여)도 잘 있느냐"고 남쪽 형제들의 근황을 묻기도 했다. 김 부의장은 "맏형과 옥애는 노령과 관절염에다 5명까지 허용된 인원 제한 때문에 오지 못했다"며 "살아 있는 동안 꼭 만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애뜻한 형제의 정을 대신 전했다. 김 부의장이 북에 살아 있는 것으로 확인된 누나 옥희(玉姬.75)씨와 넷째 형 창하(昌河.70)씨의 소식을 묻자 성하씨는 "모두 잘 있다"며 동생의 손을 꼬옥 잡았다. 김 부의장 형제자매 10명은 모두 고등교육을 받는 등 고향인 경북 상주에서 수재 집안으로 부러움을 샀으나 6.25전쟁으로 대구여고 교사였던 옥희씨, 경북 김천중4년생이던 창하씨 등이 인민군에 끌려가면서 형제들이 남북으로 뿔뿔히 흩어지는 아픔을 겪었다. 한편 김 부의장은 이번에 만난 둘째 성하 형을 통해 넷째 창하 형에게 50년전김천중학 시설 쓴 시 100여편이 담긴 옛 노트를, 그리고 누나 옥희씨에게도 어머니가 남긴 옷 한 벌을 전달할 예정이다. 공동취재단 = (금강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