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금강산 이산상봉 행사 이틀째인 29일 남측 이산가족 99명과 재북가족 183명은 개별상봉 2시간, 동석중식 2시간, 삼일포 공동관광 3시간 등에 걸쳐 이산의 아픔과 혈육 상봉의 회한을 달랬다. 이산가족들은 28일 단체상봉에서 주위의 눈을 의식해 미처 못다했던 말을 나눴지만 상봉시간이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는 안타까움이 역력한 표정이었다. ○...8.15 때 남편을 따라 월남한 박용화(81.여)씨는 속초에서 배웅한 남편 유영윤(83)씨 모습이 아른거리는 듯 상봉기간 내내 아쉬운 표정이었다. 유일한 혈육으로 고향소식을 전해줄 것으로 기대됐던 조카 박금연(71)씨를 만났지만 조카 박씨는 이미 오래전에 아들의 직장이 있는 황해북도 사리원으로 거처를옮겨 고향소식을 전해줄 입장이 아닌 것. 박용화씨는 "(남편이) 속초까지 따라와 배웅하고 갔는데 그렇게 기다리는 고향소식을 전해주지 못할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박씨와 유씨 부부는 함경남도 영흥군 출신으로 동향이지만 남편 유씨의 고향마을은 부인 박씨의 마을에서 50여리 정도 떨어진 곳이라는 것. ○...경북 구미에서 조카와 함께 살고 있는 임경수씨는 전날 단체상봉에 이어북측 조카들과 다시 개별상봉까지 하게 되는 기회를 맞자 6.25 때 헤어진 두 동생에대한 기억을 더듬으며 정담을 나눴다. 임씨는 첫째, 둘째 동생인 경협과 경우씨의 사진을 꺼내놓고 "살아서 곧 만날것 같았는데 벌써 50년이 흘렀다"며 "혹시 살아 돌아올 것 같아 고향(경북 선산)을지켰다"고 동생들과의 우애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임씨를 만난 북측 조카들은 "큰아버지 형제들이 헤어져 살게 된 것은 `미국놈들' 때문"이라는가 하면 "이 자리가 마련된 것은 장군님 배려"라는 등 상봉의기쁨보다 체제 선전에 더 비중을 두는 모습이었다. 임씨는 농번기인데다 여비 등이 없다는 이유로 방북을 포기하려다 "여비 걱정이필요없다"는 대한적십자사의 설득끝에 방북했다. 공동취재단 = (금강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