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3남 홍걸씨를 비롯한 아들비리 의혹문제에 대해 26일 간접적인 방식으로나마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사태수습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에 따라 김 대통령은 미국에 체류 중인 홍걸씨를 국내로 불러들여 검찰 조사를 받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홍걸씨는 검찰이 출두를 요청하기 전 자진해서 귀국해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검찰조사를 받고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그 편이 여론에 부응하는 길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고위 관계자는 "김 대통령이 지난 23일 국무회의 석상에서 비리척결을 유난히 강조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세 아들의 비리의혹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될 것임을 시사했다. 김 대통령은 홍걸씨의 사법처리가 확정되면 직접 나서 대국민사과와 함께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임기가 끝날 때까지 월드컵경기와 경제안정 등의 국정현안을 차질없이 챙기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김 대통령이 이날 대변인을 통해 간접 사과방식을 택한 것은 검찰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이어서 수사에 영향을 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박선숙 대변인은 "검찰이 조사중이기 때문에 조사결과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대통령의 간접사과가)사법처리를 예단한 것은 아니며 검찰수사에 영향을 미치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겠다"며 간접사과의 배경을 설명했다. 청와대는 홍걸씨 문제뿐 아니라 차남 홍업씨나 아태평화재단 문제 등도 정리단계에서 '진솔한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생각이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