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오는 27일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당지도부를 선출하게 되지만 경선과정에서의 이전투구식 상호 비방전으로 인해 후유증이심각할 것이라는 당내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노무현(盧武鉉) 후보 체제가 본격 출범하게 되면 가장 시급한 과제가 지방선거에 대비한 `당내 화합'이라는 점에서 노 후보와 새 지도부가 이를 어떻게 수습해 나갈 것인지가 과제로 대두될 전망이다. 대선후보 구도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당권의 향방을 가늠할 최고위원 경선이 주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한화갑(韓和甲) 박상천(朴相千) 고문간 `2강' 양상을 보이고있는 당권 경쟁이 인신공격, 무한투쟁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박 고문측이 한화갑 고문을 향해 "동교동 가신 출신으로 군대를 안간 약점이 있다"고 공격하고 나섰고, 한 고문은 "독재정권 밑에서 검사로 활동한 것이 무슨 자랑이냐"고 반격했다. 또 한 고문은 "민주화 투쟁을 하느라 군에 가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박 고문측은 즉각 보도자료를 통해 "당시 그릇회사에 근무했으면서 무슨 민주화 투쟁이냐"며 지난해 9월 보도된 권노갑(權魯甲) 전 최고위원측의 `한화갑 불가론' 기사를 당내에 배포했다. 의원들도 분파로 나뉘어 상대진영 후보를 향해 "독선적이고 당의 화합을 저해할인물", "비서출신 대표는 DJ 대리인이라는 인상을 준다", "무능하고 비리에 연루된인물" 등의 극한 표현을 사용한 비토 발언 모습도 자주 목격된다. 심지어 4인 연기명 투표 방식에서 특정 후보를 배제토록 지지 대의원들에게 강요하고 있다는 얘기마저 들린다. 이같은 비방전은 이미 대선후보 경선에서 부터 비롯됐다는 것이 당내 중론이다. 경선 초반 7명의 주자중 6명이 이인제(李仁濟) 후보의 `경선불복'을 집중 비난하면서 촉발된 경선 과열이 중.종반에는 역으로 이 후보가 노 후보의 사생활, 이념.사상 문제 등을 걸며 정도를 넘어선 공격으로 양자간 화해 불가능의 지경으로 몰고간 것이 당내 경선에 나쁜 선례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이인제 의원은 후보 사퇴후 내달 중순 미국행을 결정했고, 최고위원 후보가운데탈락자 일부도 지방선거는 `나 몰라라' 한 채 외유를 떠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나오는 등 새 지도부의 공백상태 마저 예상되고 있는 상황. 이와 관련, 한 핵심 당직자는 "국민 경선이 흥행에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당내화합과 단결에는 엄청난 부작용을 낳고 있다"면서 "얼마 남지 않은 지방선거를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치러낼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