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와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의원이 내달 3일 골프회동을 갖기로 하는 등 두 사람이 급속히 접근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민주당 충청권 일부와 자민련측이 거론해온 `중부권 신당'의 현실화 가능성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중부권 신당은 충청권 뿐 아니라 인천과 경기 남부 및 강원지역과 대구.경북 의원 일부를 한 데 묶은 뒤 시민단체 등 `제3세력'까지 아우르는 신당을 만들자는 구상이다. 여기엔 박근혜(朴槿惠) 의원까지 포함된다. 중부권 신당론이 부상한 배경에는 이인제 의원의 민주당 후보경선 중도사퇴로 충청권 민심이 민주당에서 이탈, 지방선거와 대선은 물론 차기 17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장래가 불투명하다는 위기감과 이번 지방선거에서 충청권을 사수해야 '캐스팅보트'로서 위상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자민련의 절박감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은 일단 민주당과 자민련의 합당 요구가 수용되지않을 경우 차선책으로서 중부권 신당 창당을 거론하고 있는 데 비해 자민련은 민주당과의 '당대당' 합당보다는 이인제 의원 등 민주당 충청권 인사들을 분리시켜 신당을 창당하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중부권 신당론은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노무현(盧武鉉) 상임고문이 공식선출 후 이념기준으로 여야의 개혁세력을 규합하는 정계개편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으나 이인제 의원이 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는 데 근거하고 있다. 김종필 총재는 `중도보수'를, 이인제 의원은 `중도개혁'을 표방하고 있어 양자의 이념적 화합도 가능하다. 반면 이인제 의원이 실제 중부권 신당 창당에 나설 경우 대선출마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경선 불복'의 부담이 있을 뿐 아니라 최근 `노풍(盧風)'이 대변하는 유권자의 `변화.개혁' 흐름에 김종필 총재와의 연대가 역류한다는 점 등으로 인해중부권 신당은 탁상위의 그림에 불과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기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