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이회창 대세론'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20일 제주경선 결과가 이같은 전망에 무게를 더해준다. 이 후보가 지역색 `무풍(無風)'인 제주에서 73.4%의 득표율을 올린 것이 향후 경선의 방향을 예고해준다는 것이다. 물론 제주도의 경우 양정규(梁正圭) 현경대(玄敬大) 변정일(邊精一) 전.현 의원들이 이 후보와 `지근거리'에 있다는 점에서 이 후보의 이같은 득표가 가능했다는분석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 후보가 인천, 울산 경선에 이어 제주에서도 압승을 거둠에 따라 향후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은 사실상 봉쇄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 한때 당주변에서거론되던 후보교체론은 힘을 잃게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의 이같은 독주는 몇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이 후보가 지난 4년간 당 총재로 있으면서 구축한 지지기반과 대선후보로서의 이미지 등이 경선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게 공통된 견해다. 이 후보로선 오히려 `지지 독과점'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에 대한 국민 관심도 저하와 타(他) 후보의 불공정 경선 시비를 야기하는 원인이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최병렬(崔秉烈) 이부영(李富榮) 이상희(李祥羲) 후보는 이같은 대세론을 차단,`노풍'(盧風)에 맞설 대안론을 부각시키기 위해 부심하고 있으나 뾰족한 묘책을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최 후보의 경우 `영남후보론'이 제대로 먹히지 않아 득표력에 한계를 보이고 있고 이부영 후보도 `개혁후보론'이 `이회창 대세론'에 함몰되는 경향에 내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당내에선 일부 후보가 중도 사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회창 후보진영이 당내 경선보다 대선 본선을 위한 `노풍' 대책마련에 오히려 더 신경을 쓰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이회창 대세론'이 급변하지 않는 한경선은 `질 수 없는 싸움'이라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