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인제(李仁濟) 고문측이 8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친위조직이자 당의 공식조직인 '연청'(새시대새정치연합청년회)이 특정인을 지원하기 위해 당 경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고문측은 김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金弘一) 의원이 연청 명예회장이라는 점을 겨냥, 경선 과정에서의 `김심(金心) 개입 논란'을 부각시킬 태세여서 또 한차례 `음모론' 공방이 쟁점화될 지 주목된다. 이 고문의 김윤수(金允秀) 공보특보는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5일 부산 서면의 갈비집에서 열린 한화갑(韓和甲) 고문 초청 연청 부산지부 간담회에서 문희상(文喜相) 의원이 `노무현(盧武鉉) 고문이 대통령이 되고 미국, 일본과 외교적인 면이 강한 한 고문이 당 대표가 돼야 개혁완수를 이룰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연청이 대선후보와 대표에 특정인을 세우기 위해 조직적으로 경선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특보는 특히 "당시 문 의원은 `연청이 나서 제주도에서 한 고문을 1등으로 만들어 (이인제) 대세론을 눌렀고, 광주에서는 노풍을 연청의 힘으로 이끌어 냈다. 강원도에서는 절대열세인데도 불구하고 연청의 힘으로 7표차로 (노 후보의) 승리를 이끌어냈다'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특보는 모임에 참석했던 연청 부산지부 사무차장 노인환씨의 당시 모임 발언내용을 담은 자필 자술서를 제시했다. 노인환 사무차장도 이날 이 고문 사무실에서 "한 고문과 함께 참석한 엄대우 전연청회장이 '한광옥(韓光玉) 후보와 박상천(朴相千)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안된다.한 고문을 대표로 밀어야 한다'고 했다"며 "노 고문과 한 고문에 대한 연청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성격의 모임이었다"고 말했다. 노 차장은 "주로 문희상 의원이 발언했고, 엄 전 회장은 중간중간에 짤막하게 말했으며 참석자들은 문답없이 듣기만 했다"면서 "노 고문을 대선후보에, 한 고문을 대표로 밀어 연대하려는 느낌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모임의 발언 내용이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해줄 수 있다"고 했고, 이고문측도 당시 모임에 참석한 부산시지부 여성2국장 김현미씨가 진술내용을 확인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한 고문은 저녁 7시 모임이 시작된 뒤 짤막한 인사말을 하고 자리를 떴다고 노 차장은 전했다. 이에 대해 문희상 의원은 `연청의 힘으로 제주 등지의 경선이 좌우됐다'는 취지로 자신이 발언했다는 주장에 "그런 말 한 적이 없다"며 "당시 모임은 연청활동을하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인 것으로 오히려 그 자리에 참석했던 상당수가 노무현고문쪽인 것 같아 나는 `연청은 중립이다'라고 했다"고 반박했다. 문 의원은 그러면서 "나 정도가 무슨 음모를 꾸미나. 음모를 꾸미려면 대통령오더(지시)라도 받아야지"라며 이 후보측의 `음모론' 시각을 일축했다. 다만 문 의원은 `연청을 작살내겠다는 모 후보를 절대 밀면 안된다'고 자신이발언했다는 지적엔 "취지가 왜곡됐다"고 전제한 뒤 "연청을 망가 뜨리겠다는 사람이있으면 곤란하지 않느냐는 취지로만 말했다"고 덧붙였다. 또 노 고문 장인의 좌익경력과 관련, `노 고문이 그런 부인을 맞이한데 대해 존경심을 표시했다'고 말했다는 주장에 대해 "노 고문이 당시 정황을 알고도 결혼했다면 오히려 아름답고 용기있다고 생각된다는 취지로 얘기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노무현 대권, 한화갑 당권' 연대관련 발언에 대해선 "누가 후보가 되든외교적 부분은 약한 데 상호 보완할 관계에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지 한 고문을 언급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배기선(裵基善) 연청 중앙회장은 "연청은 당 공조직으로 엄정 중립이란 점을 지회에 팩스 등을 통해 여러차례 강조해왔다. 다만 개인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막을 수가 없다"면서 "문제를 제기한 이인제 후보를 지지하는 회원들도 꽤 있다"고 말했다. 황창주(黃昌柱) 연청 사무총장은 문 의원 발언을 전한 노인환 부산시지부 사무차장의 직함에 대해 "시지부엔 사무차장이란 직함이 없다. 그가 회원인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부산 연청모임에 참석했던 엄대우 전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은 "개혁을완수하려면 대통령 뜻을 잘 따르는 후보를 밀어야 한다는 발언이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으나 `연청을 작살내겠다는 후보에 대한 지지철회', 노 후보지지 취지의 발언 등에 대해선 현지 정서 등을 들어 "그런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 고문측은 "문 의원이 얘기를 시작할 때 한 고문은 인사만 하고 자리를 떠 상황을 모른다"고 했고, 노 고문측은 "우리가 논평할 내용이 아니다"고 말했다. gija007@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강원 고형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