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후반전에 접어들면서 노무현(盧武鉉) 돌풍의 지속 여부와 이인제(李仁濟) 후보의 돌파력, 정동영(鄭東泳)후보의 약진 가능성 등이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 후보경선은 총 16개 지역별 경선일정 중 제주, 울산, 광주, 대전, 충남,강원, 경남, 전북 등 8곳을 마쳐 반환점을 돈 상태. 그러나 전반 8곳의 선거인단 수는 전체 선거인단의 25%에 불과하기 때문에 `슈퍼 3연전'으로 불리는 대구, 인천, 경북과 충북, 전남, 부산, 경기, 서울 등 인구수가 많은 후반전이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노풍(盧風) 지속 여부 = 광주 경선을 계기로 불붙기 시작한 노무현 돌풍은 지역투표 성향이 약한 강원, 전북 등 중간 분수령으로 여겨졌던 지역에서 노 후보가 1위를 차지함으로써 지속력을 갖고 있음이 확인됐다. 그러나 노 후보의 정계개편론이 몰고온 역풍과 이 후보측의 이념공세가 보수성향 표를 긴장시키는 효과가 일부 나타나면서 노 후보의 급상승세가 '조정 국면'에들어갔다는 평가도 있어 후반전에서의 득표력이 주목된다. 노 후보측은 색깔론에 영향을 받지 않는 30-40대 고학력 전문직업군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고, 향후 경선 일정도 대부분 유리하게 편성돼있다는 점을 들어 돌풍지속을 자신하고 있다. ◇이인제 배수진 = 이 후보는 전북 경선에서 3위에 그쳤지만, 1위인 노 후보와 표 차이가 많지 않고 종합선두를 유지했다는 데 일단 안도하고 있다. 조직 중심의 선거운동을 탈피하고 '필마단기'로 특유의 패기를 보여주는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보고 후보 검증론을 집중 제기하면서 대구, 경북, 전남, 부산 등 불리한 지역에서의 선방과 충북, 수도권에서의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이 후보측은 강원과 전북에서 노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펼친 결과 노풍 확산을차단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노 후보가 대선후보가 될 경우 대선이 `보-혁 구도'로 짜여져 결국 패배한다는 `좌파 필패론'을 계속 제기할 방침이다. ◇수도권 표심 = 경기(1만2천606명)와 서울(1만4천119명)을 합한 수도권 선거인단은 전체 선거인단의 38%에 달하는 지역이고, 인천(3천628명)을 합할 경우 절반에가까운 42%에 달하므로 경선의 승패를 좌우하는 곳이다. 지역색이 없고 각종 선거에서 냉정한 한 표를 행사해온 지역인 만큼 어느 후보측도 수도권의 표심을 쉽게 가늠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경기지역은 이인제 후보가 정치를 시작했고 경기지사로 일했던 곳인 만큼 연고에서 앞선 가운데 노무현 후보의 돌풍이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지 주목되며, '새로운 대세론'을 내세운 정동영후보의 득표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3위 후보 득표력 = 정동영 후보가 전북 경선에서의 선전에 힘입어 종합 득표율이 12.1%로 뛰어오름에 따라 1순위 득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올 수 있을지, 아니면 선호투표의 개표가 실제로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정 후보는 초반 참패에도 불구하고 완주 의지를 보여준 것이 당원과 대의원에게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점 등을 들어 TK(대구.경북)와 수도권 경선을 통한 '3각 구도' 형성을 자신하고 있다. 1순위 득표 집계에서 50%를 넘는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3위 후보를 1순위로 찍은 표의 2순위 표를 분배하게 되므로 처음 도입된 선호투표제가 이변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지역주의 투표 = 이인제 후보가 충남과 대전에서, 노무현 후보가 경남에서 몰표를 받음으로써 두드러진 지역주의 투표 성향이 향후 경선에서 이어질지 주목된다. 전북 경선에서는 비록 전북 출신 정동영 후보에게 응원표가 쏟아지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3후보에게 골고루 표가 배분돼 지역성향이 다소 완화된 상태다. 노 후보의 압승이 예상되는 부산과 이 후보가 유리한 충북에서는 지역투표 성향이 재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이지만, PK(부산.경남) 지역과는 정서가 다른 TK지역 선거인단이 어떻게 표를 배분할지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또 전남 경선에서 광주의 표심이 그대로 전해질 지도 주목할만 하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