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지난 28일부터 남북한을 연쇄방문, 대화 메시지를 간접 조율함에 따라 4월 초 임동원(林東源) 청와대 외교안보통일특보의 방북 등이 이어지면서 남북관계가 급물살을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메가와티 대통령은 30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회담결과를 설명하면서 "조속히 대화의 장으로 나오기를희망한다"는 김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한 김 위원장의 긍정적 반응을 전달했다. 메가와티 대통령은 특히 김 위원장이 "북한으로서도 남북이 조속한 시일내에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으며 "(나는) 김 위원장이 남북관계 진전에 매우 우호적이고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북한 최고 지도부의 남북대화 의지가 어느정도 확인됨에 따라 4월 3-5일 김 대통령의 친서를 휴대하고 평양을 방문하는 임동원 특사의 방북결과 북한의 대화의지가 재확인되면 남북관계 개선은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임 특보는 방북기간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나 6.15 남북 공동선언에서 약속한 김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물론 이산가족 상봉사업의 재개, 남북간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장관급 회담 재개 문제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31일 "메가와티 대통령의 방북을 통해 남북대화에 관한 북측의의지가 확인된 만큼 4월 임동원 특사의 방북으로 이같의 의지가 현실로 나타날 경우남북관계는 개선의 물줄기를 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 특보는 또한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우려를 낳고 있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등에 대한 견해도 솔직히 북측에 설명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의 방북을 통해한반도문제 해법에 대한 북측의 시각이 도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와 관련, 남북관계는 북한이 조지 W. 부시 미행정부 출범이후 최근 뉴욕채널을 통해 미국과 다각접촉을 갖는 등 북미관계가 해빙조짐을 보이고, 비록 연기를 요청하기는 했지만 일본과의 적십자회담 재개의사도 밝히는 등 주변정세의 호전상황과맞물리면서 안정적 추진을 위한 기반확보가 가능해졌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따라 임 특사의 방북과 이를 토대로 8-9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리는 한미일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 및 16-19일 한미 워싱턴 외무장관 회담에서의 잇단 대북정책 조율여부가 남북관계의 순항을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권경복기자 kkb@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