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음모론' 논란속에서 24일 치러진 민주당강원지역 경선은 비록 박빙속에 승부가 가려졌지만 '노무현(盧武鉉) 돌풍'의 위력을재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지역색이 옅어 객관적 승부가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은 이날 강원 경선에서노무현 후보는 박빙의 대결끝에 7표차로 이인제(李仁濟) 후보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함으로써 `노풍(盧風)'의 기세를 이어간 반면 전날 충남에서의 몰표를 토대로 대세론을 재점화하려던 이인제 후보는 다시 일격을 당한 셈이 됐다. 강원지역을 포함해 지금까지 실시된 6개 시도별 경선 결과 득표누계는 여전히이 후보가 3천834표(52.6%)로 선두를 지키면서 2천144표(29.4%)의 노 후보를 압도적표차로 리드하고 있다. 그러나 영남출신의 노 후보는 그동안 광주, 강원 등 지역연고가 없는 곳에서 1등을 차지한 데 비해 이 후보는 대전과 충남 등 연고지역에서만 몰표로 1위를 함으로써 정치적 의미가 반감되는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강원 지역은 두 후보의 지역연고가 없고, 강원지역 선거인단 자체도 지역주의성향이 비교적 옅기 때문에 이곳의 경선 결과는 경선 중반전의 판도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 특히 이 후보측이 `노풍' 차단을 위해 각종 배후 음모설을 제기하는 등 승부수를 띄운 상황에서 강원지역 경선 결과는 선거인단이 이런 음모설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방증으로도 풀이할 수도 있다. 다만 최근 노풍이 맹위를 떨쳐왔다는 점에서 불과 7표차로 승부가 갈린 것은 이후보측의 공세가 먹혀들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두 후보의 선두다툼에 가려져 있던 김중권(金重權) 후보가 강원에서도 150표(10.7%)를 얻어 만만치 않은 득표력을 과시한 것도 강원 경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어쨌든 노 후보는 이번 강원 경선 결과를 노풍의 새 동력원으로 활용, 향후 경남(30일)과 전북(31일), 대구(4월5일) 인천(4월6일) 등으로 이어지는 중반전에서 선두를 탈환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자신의 기반지역인 경남의 경우 선거인단 규모가 4천명을 넘기 때문에 이곳에서의 압승을 토대로 7,8번째 시도별 경선에서 단숨에 1위로 뛰어오르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이 후보는 비록 강원의 경우 아깝게 1위를 내주었지만 그동안 음모설 제기등을 바탕으로 `노풍'의 위력이 한풀 꺾였다고 보고 종합순위에서 계속 선두를 지키는데 총력을 투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속에서 조선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노 후보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와의 양자 및 3자대결에서 다시 이기는 것으로나타난 것은 향후 민주당 경선과 관련, 여러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윤동영기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