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의 5번째 승부처인 충남경선에서 이인제(李仁濟) 후보가 예상대로 압승을 거둬 종합득표 1위를 고수했다. 이 후보는 충남에서 유효투표의 73.7%인 1천432표를 얻어 277표(14.2%)에 그친 노무현(盧武鉉) 후보를 1천155표차로 따돌려 종합득표에서 노 후보와의 격차를 종전542표에서 1천697표로 벌렸다. 이 후보는 이처럼 지역연고가 있는 대전, 충남의 몰표에 힘입어 누적득표율 55.3%로 순회경선 시작이후 처음으로 과반을 넘어섰으나 남은 순회경선에서 연고후보에 표가 쏠리는 지역주의 성향의 투표를 유발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에 따라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은 지역색이 거의 없는 24일 강원지역 경선이 향후 승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리는 강원경선은 선거인단이 2천220명으로 전체의 3.2%에 불과하지만 어느 후보의 연고지도 아닌 곳이어서 남은 10개 시.도별 순회 경선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후보가 강원에서 승리할 경우 대세론을 재점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되지만 반대로 노 후보가 1위를 차지할 경우는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노풍(盧風)'의 위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강원 이후 경선지역은 경남(30일), 전북(31일), 대구(4월5일) 등 영.호남지역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이 후보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강원에서 1위를 차지해야 할 입장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 후보는 강원유세를 통해 노 후보의 정계개편론을 둘러싼 배후세력 음모설에 대해 강력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후보는 노 후보의 지지도가 경선이 시작된 지 불과 2주일만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까지 누르며 급상승한 배경에 '김심'(김대중 대통령의 의중) 또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이 점에서 이 후보의 음모론 제기는 `노풍'에 밀리고 있는 지지도를 극적으로 반전시키기 위한 일종의 `승부수'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노풍'의 영향권에 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강원지역의 선거인단 표심에 이 후보측이 제기하는 `음모론'이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인기자 sang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