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22일 정상회담은 무엇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대회의 성공적 공동개최를 다짐하는 자리였다. 김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는 정상회담을 마친 뒤 이날 오후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을 함께 방문, 월드컵 성공을 위해 양국이 긴밀하게 협력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했다. 이는 지난달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방한시 함께 분단의 상징인 경의선 도라산역을 방문,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의지를 상징적으로 표명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방문은 월드컵 공동개최의 의미를 살리자는 뜻에서 우리측이 제의한데 대해 일본측이 흔쾌히 호응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임성준(任晟準)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대통령이 외국정상과 함께외부행사에 공동참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면서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양국 정상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경기장에 미리 도착, 입구에서 최성홍(崔成泓) 외교, 남궁진(南宮鎭) 문화관광 장관, 정몽준(鄭夢準) 이연택(李衍澤) 월드컵 조직위원장의 영접을 받은후 뒤이어 경기장에 도착한 고이즈미 총리를 반갑게 맞았다. 김 대통령은 한.일 양국 응원단인 `붉은 악마'와 `울트라 니폰' 유니폼을 입은한일 양국 어린이 2명으로부터 각각 꽃다발을 받았다. 두 정상은 경기장내 행사장으로 이동, 문동후 월드컵 조직위 사무총장으로부터월드컵 준비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았으며, 함께 축구공에 월드컵 대회의 성공을 기원하는 서명을 했다. 이어 양국 어린이 대표가 김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에게 양국 월드컵 대표팀의유니폼을 전달했으며 두 정상은 이를 서로 교환했다. 두 정상은 양국 응원단 대표 및 어린이 대표와 함께 기념촬영을 한 다음 참석자들을 격려하고 경기장을 떠났다. 이에 앞서 김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는 오전 청와대에서 1시간 30여분간 진행된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에서 월드컵 문제를 가장 비중있게 논의했다. 특히 김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는 5월 31일 서울에서 열리는 개막식과 6월 30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결승전에 교차 참석한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양국 정상은 월드컵의 안전을 위해 대(對) 테러 공조 등 준비에 만전을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