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노무현(盧武鉉) 고문이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의 양자대결 구도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에게 큰 격차로 앞서고 있어 향후 대선구도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당내 중진 및 쇄신파 의원들의 노 고문 지지 선언이 잇따르는 등 이른바 '노풍(盧風)'이 갈수록 위력을 더하는 양상이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이처럼 유력 대선주자들에 대한 지지도가 최근 들어 뚜렷한 변화의 흐름을 나타내면서 기존의 여야 후보구도가 무너짐에 따라 향후 대선정국은 예측불허의 대혼전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일보가 20일 여론조사기관인 미디어리서치에 의뢰, 전국 성인 남녀 1023명을 대상으로한 여론조사 결과 노 고문이 52.2%의 지지율로 37%를 기록한 이 총재를 15.2% 포인트 앞섰다. 이 조사에서는 또 신당후보로 박근혜(朴槿惠) 의원을 대입한 3자대결 구도에서도 노 고문이 44.8%를 얻어, 32.1%인 이 총재와 15.3%의 박 의원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총재와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고문간 양자대결에서는 이 총재가 41.1%를 얻어 39.7%의 지지율을 보인 이 고문에 오차범위내에서 앞서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중앙일보는 자체 여론조사팀이 지난 19일 1천8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노 고문이 55%의 지지율로 33.6%를 기록한 이 총재를 21.4% 포인트 앞섰다고 보도했다. 노 고문은 지난 13일 발표된 SBS와 문화일보 여론조사(TNS)에서 41.7%를 얻어 이 총재(40.6%)를 1.1% 포인트차로 앞서기 시작한 이래 17일 MBC 조사(갤럽)에서 2.3% 포인트, 18일 KBS 조사(한국리서치)에서 3.8% 포인트, 19일 매일경제신문 조사에 선 12.3% 포인트차로 점점 격차를 벌여왔다. 이에 대해 여론조사 전문가인 김 행(金 杏) 오픈소사이어티 대표는 "민주당 국민경선이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면서 국민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는 반면 이 총재는 빌라 의혹, 당 내홍 등으로 타격을 받아 유권자들이 대안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김원기(金元基) 정대철(鄭大哲) 장영달(張永達) 박인상(朴仁相) 의원 등 민주당 중진 및 쇄신파 의원 9명은 이날 오전 여의도 한 식당에서 조찬모임을 갖고,"당의 정권재창출을 위해 노 고문을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