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주자 5명은 16일 광주 염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이 지역 경선에서 저마다 정권재창출의 적임자임을 주장하며 팽팽한 유세대결을 펼쳤다. 후보들의 연설은 경선 레이스의 초반 분수령인 광주경선의 중요성때문에 열기는 이전보다 더했으나 애당심과 정치의식이 높은 이 지역 선거인단의 특성을 감안해 상호비방보다는 자신들의 본선 경쟁력과 광주와의 정치적 인연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맞췄다. 경선주자들은 특히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빌라게이트'를 의식, 저마다 `서민의 대통령(노무현)'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인제)' `나면서부터 지게지고논밭에서 일한 사람(한화갑)' `소년 가장 출신(정동영)' 등으로 `서민' 출신 부각경쟁을 벌였다. 또 노무현, 이인제, 김중권 후보는 공통적으로 "신세를 갚겠다" "배신을 모른다" "빚을 갚을 것" 등으로 보은론을 폈다. 선거인단 1천800여명뿐 아니라 1천명 이상 참석한 일반 관람객 등은 노무현-한화갑-이인제-정동영-김중권 후보의 순서로 연설이 진행될 때마다 열띤 박수로 호응했다. 노 후보는 "영남에서 민주당 깃발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사진을 들고 정면돌파를 해낸 `서민의 대통령' 노무현만이 `귀족의 대통령'인 이 총재를 이길 수 있다"고 `서민-귀족' 대비법을 적극 구사했다. 그는 특히 "광주에서 내가 1등이 되면 큰 빚이 될 것이며, 목숨을 바쳐 신세를 갚겠다"고 말했다. 한화갑 후보는 "정통성을 갖고 한번도 진로를 바꾸지 않은 한화갑만이 김 대통령을 성공한 대통령으로 만들 수 있다"면서 "호남사람이 대통령이 될 수 있겠느냐는 말은 차별이며, 더 위험한 것은 우리의 가슴속에 있는 호남 패배주의"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선은 다자구도가 될 것이며 이 총재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며 `다자구도 필승론'을 역설했다. 이인제 후보는 "이 자리는 지역대표를 뽑는 자리가 아니며, 국민의 뜻과 광주시민의 열망을 담아줘야 한다"며 "지난 대선에서 맨주먹으로 500만표를 얻었고 국민의고른 지지를 받는 이인제만이 정권재창출을 이뤄낼 수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나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배신을 모른다"며 "김 대통령이 못다한 것을 2배, 3배로 돌려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후보는 "80년 광주항쟁 당시 27살 젊은 기자로서 도청앞 광장과 금남로를 뛰어다니며 취재했다"며 "광주에서 정동영이 꼴찌를 할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는데, 그래선 안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이어 "김 대통령이 71년 대선에 출마했을 때보다 2살 많은 49살의 정동영이 후보가 될 때 20-30대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끌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중권 후보는 "김 대통령은 당선된 다음날 영남대표로 나를 비서실장에 임명했고, 3년후 당 대표로 임명해 정치의 중심축에 세웠다"며 "그 빚을 갚을 것"이라고역설했다. 그는 "4.13총선에서 경북 울진에서 16표 차이로 낙선했지만, 내몸을 동서화합의 재단에 내놓을 것을 결심했다"며 "인구의 3분의 1이 넘는 경상도를 잡지 않고선 우리는 실패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