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주자인 김근태(金槿泰) 고문이 12일 전격 사퇴함에 따라 현재 진행중인 경선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김 고문이 제주.울산 경선에서 비록 1.5%의 지지밖에 얻지 못했으나, 당내 개혁그룹의 대표성 등 그가 갖는 당내 위상을 감안할 때 김 고문의 사퇴후 향배가 개혁후보 단일화론 등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고문은 이날 사퇴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고 사퇴성명 발표에 배석한 이재정(李在禎) 의원도 "아직 결정된 바 없으며 앞으로 다른 의원들과 협의해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그러나 당내에선 김 고문의 사퇴가 같은 개혁성향으로 분류되는 노무현(盧武鉉) 고문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특히 김 고문이 성명에서 "민주당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확립하고 정권재창출을 이룰 수 있는 훌륭한 후보가 탄생하길 기원한다"고 밝힌 것은 정체성 논란을 주도해온 노 고문에 대한 우회적 지지표명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노 고문측이 김 고문 사퇴 발표후 즉각 "희생적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힌것도 그의 지지를 얻기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으며, 한 측근은 "사실상 후보단일화가 이뤄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그동안 김 고문과 노 고문 사이에서 어정쩡한 입장이던 개혁성향 의원들중상당수가 노 고문 캠프에 가세할 가능성도 있으며, 실제로 모 개혁파 중진 의원 등은 조만간 이같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고문이 노 고문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만만치 않다. 같은 개혁성향이라도 두 사람이 걸어온 길과 정치철학과 구현양태가 다르고 개혁후보 단일화 논란 과정에서 노 고문의 `흡수' 전략에 대한 김 고문 진영의 반감이의외로 컸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김 고문의 사퇴가 다른 일부 후보에도 영향을 미쳐 경선 중반 이후 4-5파전으로 압축되고 그에 따라 상위권 그룹간 선두다툼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