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근태 고문은 12일 대선후보 경선 사퇴를 선언한 직후 비행기편으로 광주에 내려와 이날 오후 5시 동구 서석동 KT광주정보통신센터에서 열린 정동년 광주 남구청장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김 고문은 5시30분께 보좌관들과 함께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언론의 인터뷰 요청을 고사했으며 측근들이 기자들의 집요한 접근을 막느라 잠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김 고문의 표정은 비교적 밝아보였으며 정 청장이 하객들에게 소개할 때는 그의 참담한 심경을 위로하듯 우레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그는 인사말을 통해 "오늘 오후 고심 끝에 경선 사퇴를 선언하고 허전한 마음으로 광주에 왔다"며 "희망의 도시인 광주에서 많은 시민과 동지들을 만나고 나서 미래를 향해 다시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고문보다 30여분 늦게 대선 선두주자 노무현 고문이 행사장에 나타나 두 사람이 조우했으나 목례가 오갔을 뿐 별다른 대화는 없었다. 김 고문은 행사가 끝난 뒤 광주 지인의 집에서 비공개로 지지자들과 저녁을 함께 하며 경선후보를 사퇴하게 된 배경과 심경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정치자금 양심고백의 충정과 이로 인해 역풍을 맞은데 대한 아픈 심경 등을 토로하고 그동안의 지지와 성원에 머리숙여 감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고문의 한 측근은 "당분간 언론과 접촉하지 않을 생각이며 휴식을 취한 뒤 때가 되면 깊은 얘기를 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kj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