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李會昌) 총재가 일본방문 일정으로 당을 비운 11일 한나라당은 하루 종일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전날 김덕룡(金德龍) 의원의 신당시사 발언에 이어 이날은 홍사덕(洪思德) 의원의 이 총재 퇴진요구를 시작으로 최병렬(崔秉烈) 이부영(李富榮) 부총재의 입장발표가 이어졌다. 김용갑(金容甲) 의원은 비주류 의원들의 탈당을 촉구했고 미래연대와 희망연대,나라발전연구회, 개혁파 의원들도 수일내 회동을 갖고 내분사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키로 했다. 특히 최 부총재는 이날 홍 의원이 자신을 총재권한대행으로 임명할 것을 요구한데 대해 기자간담회를 자청, "총재단의 일원으로 최근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지만 총재권한대행을 맡으라는 것은 논리적으로나 법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당에 공식라인과 비공식라인이 함께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아웃사이더 같은 심리상태"라며 "총재와 개인적으로 가까운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정말여러가지 조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부영 부총재도 기자실을 찾아 "당이 직면한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충정"이라며 이 총재를 포함한 총재단 사퇴 및 비상대책기구 구성을 거듭 촉구했다. 그는 "이 총재의 대세론도 총재가 비판이나 당내 여러 목소리를 수용해 외연을확대할 때 유지될 수 있다"며 "10일 저녁 김덕룡 의원을 만나 이런 의견을 전하고마음을 돌릴 것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의 이 총재 퇴진 요구에 대해 이 부총재는 "이러고 저러고 얘기하면 홍의원과 내가 의견이 다른 것으로 증폭될 것이니 좀더 알아보자"고 언급을 회피하면서도 "총재의 위기는 당의 위기인 만큼 그것을 포함해 당의 위기를 극복할 방안을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용갑 의원은 성명에서 "박근혜(朴槿惠) 의원 탈당 이후 일부 의원들의도미노식 탈당위협으로 인해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이 불안해 한다"며 "정권창출을 훼방하고 재를 뿌리는 정치꾼들은 빨리 당을 떠나라"고 비주류를 공격했다. 이런 가운데 미래연대는 이 총재가 귀국하는 13일 오후 모임을 갖고 당 내분수습 방안을 본격 논의키로 해 주목된다. 김원웅(金元雄) 서상섭(徐相燮) 안영근(安泳根) 의원 등 개혁파 의원들도 이날 별도 모임을 갖기로 했다. 오세훈(吳世勳) 미래연대 공동대표는 "지난 9일 서울지역 회원 모임에서 집단지도체제 즉각 도입 및 이 총재의 총재경선 불출마 등 강도높은 얘기까지 나왔다"며 "이런 우려를 출국전 이 총재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재선.3선급 의원 모임인 희망연대와 나라발전연구회도 12일 낮 회동을 갖고 내분 수습책을 논의키로 했다. 모임 회장인 안상수(安商守) 의원은 "당내에서 집단지도체제나 총재직 사퇴요구등 여러 얘기가 있으므로 이들을 포함해 어느 것이 내분을 진정시키고 당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지를 논의할 것"이라며 "그러나 뚜렷한 결론이나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만큼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는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기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