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겠다고 공언해온 차정일 특검팀이 9일 돌연 입장을 바꾼 것은 이수동 전 아태평화재단상임이사의 고소가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는 지적이다. 이수동씨는 8일 "특검팀이 나의 신문조서를 위조했다"며 특검팀을 허위공문서작성 및 공무상 기밀누설 혐의로 특검팀을 서울지검에 고소했다. 이에 특검팀은 격앙된 분위기속에서 이씨의 고소 내용을 토대로 대책을 숙의한 끝에 중간수사 발표를 통해 이씨와 관련된 수사내용은 공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는 후문이다. 특검팀의 이러한 입장은 9일 `이용호 게이트' 중간수사 발표가 사실상 이수동씨의 수사와 관련해 촉발된 고소 사태와 수사기밀 유출 파문 등을 해명하는데 집중된데서도 잘 드러나 있다. 특검팀은 수사개시 이래 처음으로 이날 15쪽 분량의 보도자료를 취재진에 배포,이수동씨의 진술내용과 이씨로부터 압수한 서류 내역 등을 상세히 공개했다. 특검팀은 특히 이씨 수사와 관련된 잡음을 모두 털어버리겠다고 작심한 듯 언론개혁 관련문건 2개와 월드컵 경기장내 매장운영 관련 서류및 장모씨 등 8명의 이력서 압수사실등 그간 전혀 알려져 있지 않던 부분까지 공개했다. 그러나 정작 발표를 맡은 차 특검은 오전 10시30분께 자신의 집무실에서 보도자료중 머리말과 특별검사의 입장 등 일부분을 10여분간 간단히 낭독한 뒤 일체의 질문을 받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발표를 끝냈다. 이후 발표내용 보충을 위해 브리핑을 가진 이상수 특검보도 특히 관심이 집중된언론대책 문건의 작성자나 작성시기, 내용 등에 대해 "확인된 것이 없다"며 말을 아끼는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이형택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의 보물발굴 사업 ▲신승환씨 로비활동 ▲검찰간부 이용호씨 비호의혹 등 이수동씨 관련내용 이외의 부분은 이날 발표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아 중간수사결과 발표의 당초 취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일부 제기됐다. jhpark@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진형.조계창 기자 phillife@yna.co.kr